NC의 강점이 사라졌다. 두산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수비' 안정감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NC는 17일 시작된 한국시리즈(KS) 첫 4경기에서 실책 7개(야수 6개·투수 1개)를 범했다. 단 1개만을 기록한 두산과 차이가 크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매 경기 실책이 나왔고 특히 3차전에선 실책 3개로 자멸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수비이다.
올 시즌 NC는 꽤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다. 팀 실책이 87개로 리그 8위였다. 이 중 야수 실책은 73개로 리그 최저. 수비는 정규시즌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였다. 포수 양의지, 2루수 박민우, 중견수 알테어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은 리그 최강 전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KS에선 상황이 약간 다르다. 곳곳에서 수비 균열이 생겼다.
NC는 1, 2차전에서 박석민이 두 경기 연속 실책을 저질렀다. 공교롭게도 모두 실점과 연결됐다. 3차전에선 더 결정적인 상황에서 실책이 나왔다. 6-5로 앞선 5회 말 무사 1루에서 투수 김영규의 1루 견제가 뒤로 빠져 주자가 진루했다. 2사 3루에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유격수 노진혁이 뒤로 빠트려 허무하게 동점이 됐다. 한 이닝 실책 2개로 동점을 허용했다.
4차전 실책도 뼈아팠다. NC는 2-0으로 앞선 7회 1사 1루에서 선발 투수 드류 루친스키를 불펜으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KS 5차전 선발 등판에 앞서 불펜 피칭을 하듯 30구 정도를 소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7회를 투구 수 6개로 막아낸 루친스키는 8회에도 순항했다. 투구 수 9개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이어 정수빈을 4구째 2루 땅볼로 유도해 투구 수 19개로 이닝을 끝내는 듯했다. 그러나 박민우가 평범한 내야 땅볼을 1루에 악송구해 스텝이 꼬였다. 루친스키는 후속 최주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공 7개를 더 던져야 했다. 실책이 불러온 일종의 '나비효과'였다.
9회에도 마운드를 밟은 루친스키는 삼자범퇴로 세이브를 챙겼다. 그러나 투구 수가 39개로 40개에 육박했다. 이동욱 감독은 경기 후 "박민우 실책 탓에 투구수가 늘었다. 9회 말 2사 뒤 교체하려고 했는데, 본인이 더 던지고 싶다고 해서 내버려 뒀다. 루친스키는 앞으로도 선발로 활용한다. 5차전 선발은 구창모"라고 했다. 박민우의 실책이 아니었다면 투구 수를 절약했고 루친스키의 5차전 등판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의 등판은 6차전 이후로 밀렸다.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KS에선 실책 하나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꽤 크다. 양의지는 KS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본기'를 강조했다. 양의지는 "타이트한 경기를 할 때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5차전을 앞둔 NC가 곱씹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