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이동욱, 파이터 김태형
일간스포츠

입력 2020.11.23 06:01

이형석 기자

2승 2패 승부 원점, 5차전 승리 시 우승 확률 77.8%
과감한 김태형, 정공법 이동욱
에이스 플렉센과 루친스키, 중간 계투 기용 승부수는 공통점

23일 우승팀 NC와 3위 두산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펼쳐진다. 사진은 지난 1차전 경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는 이동욱 NC 감독과 김태형 두산 감독의 모습. IS포토

23일 우승팀 NC와 3위 두산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펼쳐진다. 사진은 지난 1차전 경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는 이동욱 NC 감독과 김태형 두산 감독의 모습. IS포토

 
닮은 듯, 다른 사령탑의 스타일이 2020년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정규시즌 우승팀 NC와 3위 두산은 KS 4차전까지 2승 2패로 맞서고 있다.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으로 도전자를 기다린 NC, 준플레이오프(준PO)-플레이오프(PO)를 거쳐 6년 연속 KS 무대까지 오른 두산은 매 경기 접전을 펼치며 가을 야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NC가 1·4차전, 두산이 2·3차전을 이겼다. 4경기 모두 3점 차 이내 승부였다.
 
두 감독은 부임 후 계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5년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은 6년 연속 KS 진출에 성공하는 역사를 이뤄냈다. 2019년 NC 사령탑에 오른 이동욱 감독은 전년(2018년) 최하위 팀을 2019년 5위로 이끌어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고, 올해는 KS에 직행했다.
 
 
'승부사' 기질을 가진 김태형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과감한 결정을 내린다. 준PO와 PO에서 호투한 마무리 이영하가 흔들리자, 신예 김민규와 이승진에게 뒷문을 맡겼다. 지난 18일 KS 2차전 5-1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가 5-4까지 추격을 허용하자, 1사 1·2루에서 김민규를 투입해 경기를 매조졌다. 3차전 세이브 상황에선 이승진을 투입했고, 7-6 한 점 차 승리를 따냈다.
 
살얼음 승부에서 기용된 김민규와 이승진은 20대 초중반이다. 포스트시즌 출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테랑 지휘관이 아니라면 내릴 수 없는 과감한 결정이었다. 반면 마무리 바통을 뺏긴 이영하는 21일 4차전 0-0 동점이던 1사 1루에서 중간 계투로 투입했다.

 
타순도 마찬가지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보다 타자들이 걱정.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고민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정규시즌 팀 타율 1위(0.293)를 기록한 두산은 KS 4경기 팀 타율이 0.228에 그치고 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정규시즌과 다른 타순을 선보이고 있다. 정규시즌 2번이었던 페르난데스의 타순은 5번 혹은 7번까지 내려갔다. 중심타자 오재일은 7~8번에 기용된다. 준PO와 PO에 이어 KS에서도 12타수 1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진 박건우는 아예 KS 4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이동욱 감독은 정공법을 즐겨 쓴다. KS 팀 타율이 두산보다 훨씬 높은 0.302로 높은 영향이 있긴 해도, 1~3차전 선발 라인업에 변동이 없었다. 7번과 9번, 권희동·강진성의 타순만 바꿨을 뿐이다. 4차전에선 부상으로 빠진 박석민 대신 지석훈이 나섰고, 권희동 대신 모창민(지명타자)을 기용했다. 벤치가 주도하는 변화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동욱 감독도 4차전에서 깜짝 카드를 썼다. 2-0으로 아슬하게 앞선 7회 1사 1루에서 김진성을 대신해 1차전 선발승을 거뒀던 드류 루친스키를 구원 투수로 올렸다. 그리고 끝까지 밀어붙였다. 루친스키는 2⅔이닝 무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3차전까지 1승 2패로 몰렸던 이동욱 감독은 "여기서 더 밀려서 안 된다"는 절박함 속에 경기 전부터 루친스키의 박빙의 상황에서 투입하겠다고 계산했다. 이 때문에 5차전 이후 NC의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KS를 처음 경험하는 사령탑답지 않게 과감한 승부수를 띄웠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단기전은 기세가 중요한 만큼 '오늘'을 중요하게 여기고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는 김태형 감독이 PO에서 먼저 꺼낸 전략이기도 하다. 지난 13일 KT와 PO 4차전, 당시 2승1패로 앞선 두산은 2-0이었던 7회 크리스 플렉센을 투입했다. 5전 3승제의 PO를 4차전에서 끝내고, 사흘 휴식 뒤 KS 무대에 나서겠다는 승부수였다. 플렉센을 투입한 4차전을 패했다면, 이후 선발진 운영이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은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두 감독의 싸움은 최근 가을야구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에이스 김광현과 양현종이 KS 최종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올라 팀 우승을 확정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시리즈 중 1선발을 마무리로 투입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또 두 감독은 김진성(NC)과 이승진(두산)을 매 경기 투입하며 현란한 불펜 운영을 하고 있다.
 
5차전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NC 구창모과 두산 플렉센

5차전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NC 구창모과 두산 플렉센

 
'파이터' 김태형 감독과 '매니저' 이동욱 감독의 다섯 번째 싸움(KS 5차전)은 23일 오후 6시 30분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진다. 두산은 플렉센을, NC는 구창모를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2승2패로 맞선 상황에서 KS 5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할 확률은 77.8%(9차례 중 7번)에 이른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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