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한지민 "'조제'로 여전히 성장통 겪고 있어요"
일간스포츠

입력 2020.12.07 10:05

박정선 기자
 
 
한지민

한지민

 
 


배우 한지민이 겨울 멜로로 돌아왔다.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줬던 남주혁의 손을 다시 한번 잡고,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조제'는 처음 만난 그날부터 잊을 수 없는 이름 조제와 영석이 함께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그린 영화. 일본의 동명 영화와 소설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원작으로 한다.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등을 연출하며 마니아를 만들어낸 김종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지민은 자신만의 세계에 사는 여자 조제를 연기한다. 조제는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집, 그 안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짓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우연히 영석(남주혁)의 도움을 받게 되고 그날 이후 때때로 집을 찾아오는 영석을 보며 굳게 닫혀 있던 조제의 세계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유명 원작을 바탕으로 하기에 타이틀롤을 맡은 한지민은 그 어느 때보다 부담감이 클 터다. 그럼에도 천천히 조제의 세상에 들어가면서 한지민 표 '조제'를 만들었다.
 
한지민

한지민

 


-한지민이 생각하는 조제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정말 조제를 다 알았을까' 생각한다. 그 지점이 어려웠다. 낯설지만 특별한 매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의 관계를 한정적으로 살았던 인물이다보니 감정 표현이 서툴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여러 감정들을 표현하는 데에 어색해했던 인물이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영석을 통해 용기를 낸다."
 


-그럼 영석은 어떤 사람인가.
"남주혁이 어딘가 살고 있을 법한 청춘을 연기하고 싶다고 하더라. 영석은 취업을 앞둔 졸업생으로, 불안정한 미래를 고민하고 사랑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조제를 처음 맞닥뜨렸을 때 도와주는 따뜻함도 있다. 여러가지 면이 있는, 날것 같은 모습의 캐릭터다."
 


-시사회 후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나는 영화를 볼 때마다 감정이 다르게 느껴지더라. 처음엔 나의 연기를 보게 되고, 두번째부터는 조제가 전달하는 감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사회 이후 '감독님 그래서 조제는 잘 살고 있겠죠?'라고 했다."
 


-감정 소모가 엄청난 캐릭터인데, 표현하는 데에 힘들지 않았나.
"너무 힘들었다. 감정적으로는 굉장히 '딥'한데, 혼자 느끼는 감정을 표출하는 신이 많지 않다. 이걸 어디까지 표현해야할지에 대한 물음표가 굉장히 많았다. 그러다보니 매 신 감독님과 대화했다. 조제의 속내를, 언어를 얼만큼의 감정으로 담아내느냐에 따라 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그 지점이 가장 힘들고 어려웠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보통 한가지만은 아니지 않나. 감독님은 매 신마다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믿고 따라갈 수 있었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연기했나.
"'조제는 과연 영석을 어느 지점부터 사랑했을까' 생각했다. 본인도 모른 채 서서히 스며들었던 것 같다. 한정된 공간에서 닫혀 있는 삶을 살던 캐릭터다. 책을 사러 외출하는 것 자체가 조제에겐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거기서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고, 영석이 따뜻한 손을 내민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조제이기에 '밥 먹고 가'라고 한다. 그렇게 영석의 따뜻함이 첫 인상이었던 것 같다. 점점 조제가 자신의 공간 안에 영석을 들이게 된다. 처음엔 거실에 앉혀서 음식을 대접하고, 그 다음 주방의 옆자리를 내준다. 그리고 위스키방을 소개하고, 책으로 둘러싸인 방까지 영석을 들인다. 조제가 마음을 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제는 몰랐지만, 영석은 서서히 잔잔히 맘 안에 들어왔다."
 


-외적으로도 조제를 표현한 것 같다.
"캐릭터가 처음 보여지는 겉모습 또한 색을 입히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내가) 곱슬머리이기도 하고, 잘 꾸미지 않고 다녔던 모습을 감독님이 좋아했던 것 같다. 머리는 그냥 감고 나온 그대로다. 얼굴 표현은 인위적인 걸 하고 싶지 않았다. 민낯 같은 느낌의 사랑이야기이이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주워온 것 같은 옷을 입고, 각질 분장과 잡티 분장을 했다. 영석을 만나면서 조금씩 밝아진다. 그건 조명으로도 도움을 받았다. 사랑을 하면서 따뜻해지고 빛이 생긴다."
 


-영화 속 풍경이 참 아름다웠다.
"조제는 '꽃들이 죽는다, 조용하게 아름답게 죽는다'고 말한다. 그런 것이 조제의 매력이다. 너무나 아름다웠던 장면이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하늘에서 아름답게 내리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들어가야 했다. 어렵게 찍었던 신들이다. 꽃잎이 예쁘게 내려야 하고 눈도 소리없이 조용히 내려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새로운 도전이었던 '조제', 어떤 의미로 남을까.
"'조제'라는 영화를 통해서 또 한번의 성장통을 겪는 느낌이다. 작품을 끝내고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길게 여운이 가지 않았을 텐데, 조제라는 캐릭터 자체가 니에게는 또 하나의 모험과 여행 같았다. 워낙 한줄로 말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다. 기존에 해왔던 캐릭터와는 다르다. 연기를 하면서도 고민이 많았다. 그 과정이 어려웠지만, 배우로서 만들어가는 재미도 있었다. 영화를 보고나서도 여전히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인터뷰③] 에서 계속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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