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는 2년 전 겨울, 조세 모라이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배경에는 전북을 'K리그 1강'으로 이끈 최강희 전 감독(현 상하이 선화 감독)이 있었다. 14년 동안 전북의 지휘봉을 잡고 팀을 정상으로 이끈 최강희 전 감독의 후임을 찾는 건 커다란 고민이었다. 전북의 선택은 '무리뉴 사단'의 수석코치로 알려진 모라이스 감독이었다.
전북과 모라이스 감독의 동행은 2년 만에 마무리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전북은 모라이스 감독과 계약이 종료됐다고 6일 발표했다. 재계약하지 않았지만, 양측의 2년 동행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모라이스 감독이 전북에서 이룬 성과는 3개의 우승컵으로 축약할 수 있다. 모라이스 감독은 부임 첫 해인 2019년, 울산 현대와 경쟁 끝에 극적인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올해 역시 시즌 내내 울산과 우승 경쟁을 펼치다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K리그 사상 최초의 4연패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FA컵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구단 사상 첫 '더블'에 성공했다. 전북이 FA컵에서 우승한 건 2005년 이후 15년 만이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최강희 이후의 전북'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모라이스 체제 2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덕분에, 최강희 전 감독 시절부터 후임 감독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상식 수석코치까지 팀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아쉬운 부분도 물론 있었다. 부임 기자회견에서 목표로 정했던 '트레블(3개 대회 우승)' 달성에 실패한 점에 대해 본인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모라이스 감독은 "좋은 결과(트레블)를 얻지 못해 구단과 팬들에게 미안하고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3개의 우승컵 뒤에 숨은 경기력도 아쉬운 점이다. 전북은 최강희 전 감독 시절 '닥공(닥치고 공격)'을 팀의 정체성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모라이스 감독 부임 이후 '닥공'의 컬러가 옅어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성적은 분명 좋았으나, 전북 팬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기에는 다소 부족했다는 평이다. 전북은 이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