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택근, KBO에 키움 징계 요청서 제출 파문
일간스포츠

입력 2020.12.09 15:00

배중현 기자
시즌 내내 키움 구단과 갈등을 겪고 있는 이택근. 연합뉴스

시즌 내내 키움 구단과 갈등을 겪고 있는 이택근. 연합뉴스

 
이택근(40)과 키움 히어로즈 구단의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이택근은 '키움 구단을 징계해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했다. 선수가 구단을 징계해달라고 요청한 건 전례를 찾기 힘든 사안이다. 야구계 안팎에서 파문이 일어날 전망이다. 이택근이 주장한 징계 사유는 품위손상. 대상자는 허민 히어로즈 구단 이사회 의장과 김치현 단장을 비롯한 복수의 구단 고위 관계자들이다.
 
이택근과 키움 구단의 갈등은 올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초에는 이택근이 구단에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본지 10월 13일자 단독 보도). 내용증명은 발송인이 수취인에게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발송했다는 걸 우체국이 증명해주는 제도다. 양측이 소송할 경우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선수가 구단에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양측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걸 보여줬다.
 
이택근은 두 달 전 내용증명에 담았던 내용 중 일부를 '키움이 품위손상을 했다'고 주장하며 KBO에 징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품위손상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6월 불거진 허민 의장의 2군 선수와의 캐치볼이었다.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자, 키움 구단은 CCTV를 돌려 제보자를 알아보려고 했다는 게 골자다. 이에 대해 키움 관계자는 "지난해 1월 2군에서 여권이 분실된 사고가 있었다. 이후 자체적으로 CCTV를 설치했다. 캐치볼 영상이 찍힌 장소가 여권이 분실된 곳으로 판단돼 보안상 CCTV를 돌려본 게 전부다. 영상을 찍은 팬을 따로 접촉한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KBO 고위 관계자는 8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추가로 확인할 내용이 있어서 구체적으로 답변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이택근의 관련) 연락이 있었던 건 맞다"고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이택근은 히어로즈 구단을 대표한 선수였다. 2003년 현대 소속으로 KBO리그 1군에 데뷔한 뒤 통산 1651경기에서 타율 0.302, 136홈런, 773타점을 기록했다. 2009년 12월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다가 2011년 11월 FA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7억원, 옵션 6억원)을 받는 특급 계약으로 히어로즈에 복귀했다. 이후 히어로즈 주장을 맡는 등 선수단을 이끌며 팀에 공헌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입지가 확 줄었다.
 
특히 이택근은 2018년 12월 후배 문우람 폭행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문우람은 "2015년 5월경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팀 선배에게 야구 배트로 폭행을 당했다. 머리를 7차례나 맞았지만, 어디에도 하소연할 데가 없었다. 쉬쉬하며 병원 진료를 받았다. 뇌진탕 증세가 있었고, 얼굴이 부어올라 경기를 뛸 수 없었다"고 폭로했다. 그 결과 이택근은 KBO로부터 3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 여파로 2019시즌 1군 경기를 아예 뛰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택근은 넘치는 의욕을 보였다. 전년보다 90%나 삭감된 연봉 5000만원에 재계약하며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 2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택근은 "(연봉 삭감은) 내가 요청한 것이다. 야구팬들이나 구단 관계자들, 함께 뛰는 동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적이 따라주지 않았다. 이택근은 올해 1군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3(57타수 11안타)를 기록했다. 2군 경기는 아예 소화하지 않았다. 키움은 지난 11일 선수단 개편에 따라 이택근에게 재계약 불가(방출) 의사를 전달했다. 키움을 떠난 이택근은 KBO에 품위손상 징계요청서를 제출하면서 구단과의 악연을 이어갔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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