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성은 올 시즌 NC가 배출한 '히트상품'이다.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395타수 122안타), 12홈런, 70타점을 기록했다. 432타석을 소화해 규정타석(446) 진입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하지만 공격 전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팀 내 최다안타 6위, 2루타 4위, 타점 5위에 오르며 단숨에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찼다.
관심이 쏠리는 건 그의 연봉이다. 강진성의 2020시즌 연봉은 3800만원이다. 신인이 받는 리그 최저 수준(2700만원)에 가까웠다. 연봉이 워낙 적어 인상률이 높아질 수 있는 조건이다. 올해 성적까지 좋으니 수직 상승이 유력하다.
특히 NC는 올 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까지 차지해 확실한 연봉 인상 플러스 요소까지 갖췄다. 강진성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경기에 모두 선발 1루수로 출전해 타율 0.304(23타수 7안타)로 활약했다. 3차전에선 4타수 3안타로 임팩트를 보여줬다. 통합우승 기여도가 작지 않다. 팀 안팎에서는 "NC에서 강진성이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많다.
NC 구단 역대 최고 인상률은 지난해 겨울 투수 박진우가 받은 300%(4000만원→1억6000만원)이다. 타자로 범위를 좁히면 2014년 12월 박민우의 265.4%(2600만원→9500만원)가 1위. 포지션을 비롯해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박진우의 상승률 기록은 깨기 힘들다. '200%+α'에서 합의점을 찾을 게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최소 200%만 인상되더라도 강진성은 데뷔 첫 억대 연봉 반열에 오른다.
1년 만에 처지가 달라졌다. 강진성은 2013년 데뷔 후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1군에서 한 시즌 200타석 이상 소화한 경험이 아예 없다. 포지션만 계속 바뀌었다. 경기고 재학 시절엔 주로 3루를 맡았다가 2014년 경찰야구단 복무 당시 포수로 전환했다. 2년 뒤 팀에 복귀했을 때는 어깨 수술 영향으로 외야수로 뛰었다.
올 시즌 전망도 어두웠다. 개막전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시즌 첫 7경기에서 대타로만 4경기(6타석)를 소화했다. 하지만 모창민이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어렵게 잡은 선발 1루수 출전 기회를 살리며 드라마틱한 반전이 시작됐다. 개막에 앞서 열린 연습경기 때 레그킥을 버리고, 노 스트라이드(no stride)를 장착한 게 신의 한 수였다. "타격 타이밍이 늦다"는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받아들였는데 결과가 180도로 달라졌다.
정확도가 상승했고 파워까지 늘었다. 유망주 껍질을 깨자 실력이 만개했다. NC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오재일(삼성 이적), 허경민(두산 잔류), 최주환(SK 이적)을 비롯한 내야수 영입을 하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는 중견수 애런 알테어의 재계약이 유력하다. 팀 상황을 보면 강진성이 내년에도 NC의 주전 1루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동욱 감독이 믿고 내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