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 '불운' 1위 레반도프스키
일간스포츠

입력 2020.12.27 13:43

최용재 기자
작년 12월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2019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가한 레반도프스키

작년 12월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2019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가한 레반도프스키

2020년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2·바이에른 뮌헨)의 시대였다. 
 
그는 역대급 폭발력을 선보이며 독일 분데스리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까지 정상에 서며 뮌헨의 '트레블(리그·FA컵·UCL 동시 우승)'을 이끌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34골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골 신기록과 함께 득점왕에 올랐다. 포칼에서도 6골을 넣으며 득점 1위를 차지했고, 15골을 성공시킨 UCL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다. 3개 대회에서도 모두 득점왕에 오르는 화력을 과시하면서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상복이 터졌다. UEFA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진 뒤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도 품었다. 그리고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이 선정하는 '2020년 최고의 축구 선수 100인'에서 영광의 1위를 차지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양분했던 최고의 선수 논쟁도 2020년 레반도프스키 앞에서는 의미가 없었다. 이견이 없는 2020년 절대적인 선수였다.
 
레반도프스키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얻었다. 발롱도르 '불운' 1위라는 타이틀이다. 앞서 언급된 상들도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지만, 단연 최고의 상을 꼽으라면 발롱도르다. 안타깝게도 레반도프스키에게 발롱도르는 허락되지 않았다. 
 
발롱도로 역사를 보면 최고의 성과를 냈지만 수상하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르셀로나 황금기를 이끈 사이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다. 이들은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조국 스페인을 사상 첫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발롱도르의 외면을 받았다. 또 2013년 뮌헨의 트레블에 앞장섰던 프랭크 리베리, 2009년 인터 밀란(이탈리아)의 사상 첫 트레블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네덜란드의 준우승을 이끈 베슬리 스네이더르 역시 발롱도르를 품지 못하며 대표적인 발롱도르 불운의 스타로 불린다. 이들 모두 메시와 호날두의 양강체제에서 나온 피해자들이었다. 2008년부터 2017년까 메시와 호날두가 발롱도르를 독식하면서 일부에서는 '인기 투표'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2020년 레반도프스키를 멈춘건 메시와 호날두가 아니다. 그는 메시와 호날두를 실력으로 넘어섰다. '가디언' 순위를 봐도 2위가 메시, 3위가 호날두다. 재난으로 인한 수상 불발이다. 발롱도르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상자 선정을 취소했다. 1956년 처음 시작된 후 수상자가 정해지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상식이 열렸다면 100% 레반도프스키의 상이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그래서 더욱 불운하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이 "레반도프스키가 올해 발롱도르 수상자로 선정됐어야 한다"고 토로했던 이유다. 
 
레반도프스키는 담담했다. 그는 발롱도르 취소에 대해 "아쉽다. 시상을 취소하는 결정은 섣불렀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 팬들이 발롱도르 트로피와 똑같은 트로피를 만들어 선물로 줬다"고 밝힌 바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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