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에이스 양현종(33)의 거취가 오는 30일 결정된다. 메이저리그(MLB) 진출 여부를 20일까지 결정한다고 했던 양현종이 기한을 열흘 미뤄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조계현 KIA 단장은 20일 "오늘 양현종 측(최인국 스포스타즈 대표)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현종이가 아직 MLB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고 한다. (KIA와의 계약을) 1월 30일까지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며 "나도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큰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을 이해한다. 일본도 아니고 MLB 진출을 꿈꾸고 있으니 더 그렇다. 구단도 (30일까지) 차분하게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양현종은 MLB 도전과 국내 잔류를 놓고 이날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다. 양현종은 국·내외 어느 구단과도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FA 신분이다. 김하성(샌디에이고)처럼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 진출을 타진하는 게 아니어서 협상 시한(포스팅은 한 달)이 정해진 게 아니다.
KIA도 양현종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선수단 연봉 계약을 마무리하고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1월 20일을 양현종 계약 데드라인으로 삼은 이유다. 이날까지 MLB 구단과 계약하지 못하면, 양현종이 KIA와 계약하겠다는 양측의 합의가 있었다.
그러나 20일까지 양현종이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한 MLB 구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MLB 구단들의 행보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MLB '슈퍼스타급' FA의 계약도 미뤄지는 추세다. KBO리그 출신 양현종의 협상 순번이 밀릴 수밖에 없다.
양현종은 지난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적당한 계약을 제안받지 못해 꿈을 미뤘다. 만 33세 나이가 된 지금이 빅리그에 도전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때문에 양현종은 "(MLB 보장 계약이 아닌) 40인 로스터에만 포함된다면 미국으로 가겠다"는 뜻을 미국 현지 계약 파트너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현 단장은 지난 19일 최인국 대표와 6시간 30분 동안 '마라톤협상'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계약 세부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약 발표를 앞두고 양현종이 열흘의 시간을 더 요청했다. 조계현 단장이 이를 수용하면서 양현종의 데드라인은 1월 30일로 다시 밀렸다. 양현종 측이 MLB 구단으로부터 이날까지 만족할 만한 계약 제안을 받지 못한다면, KIA는 곧바로 양현종과 계약을 발표할 전망이다. 시간상으로는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2월 1일 시작하는 스프링캠프 참가에도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