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농구의 '보물' 박지수(23·청주 KB)가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KB는 지난 23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KB국민은행 Liiv M 2020~21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원큐와 경기에서 84-78로 승리, 리그 1위(17승5패)를 지켜냈다.
박지수는 35분 37초를 뛰며 30득점 2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여자프로농구(WKBL) 한 경기에서 30득점 이상, 20리바운드 이상의 기록이 나온 건 역대 세 번째였다. 첫 번째는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 정은순이 2000년 1월 10일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고 32득점 20리바운드를 기록한 것이다. 박지수가 등장하기까지 불멸의 기록이었다.
박지수는 2017년 2월 3일 우리은행을 상대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31득점 21리바운드를 기록, 역대 두 번째 기록자가 됐다. 이어 하나원큐전에서 다시 한 번 30득점 24리바운드를 신고했다. 박지수가 사상 최초로 30득점 이상, 20리바운드 이상을 두 번 기록한 것이다.
한국 여자농구는 '박지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는 올 시즌은 더 그렇다. 현재 그는 득점 1위(평균 23.41점), 리바운드 1위(평균 15개)다.
대기록을 달성하고도 박지수는 아쉬운 게 많았다. 그는 "지난 경기(우리은행전 76-79 패배) 때문에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선수들이 남 탓을 하지 않고 스스로 반성하면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몸이 무겁고 힘든 날이었다. 그래도 감독님이 내가 원할 때 쉬게 해줬다. 덕분에 끝까지 할 수 있었다"며 "나를 향한 더블팀이나 파울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가끔 가혹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견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