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바심이 났을까. KIA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31)가 그라운드 훈련 갈증을 숨기지 않았다.
2021 스프링캠프는 10개 구단 모두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다. 국외 상황이 더 심각하다. 자가격리 기간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예년처럼 미국·일본·호주 캠프를 포기했다.
스프링캠프 사흘째. 야외 훈련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구단이 많다. 영상 1~3도 추운 날씨 탓이다. 홈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 중인 KIA도 마찬가지다. 지난 1일 진행한 첫날에는 그라운드 사정마저 좋지 않아서 지하 주차장에서 러닝을 하기도 했다. 현재 웨이트 트레이닝과 실내 배팅 훈련 위주로 훈련을 진행한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1월 두 번째 주까지는 야외 훈련을 자제할 생각이다. 그러나 근·체력 강화 프로그램만큼은 예년보다 높은 강도로 진행된다. 코칭 스태프도 다양한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터커는 국내 캠프, 추운 날씨가 다소 아쉽다. 그는 그라운드 훈련이 절실하다. 올 시즌부터 1루수와 외야수를 병행한다. 대학 시절에는 1루수를 소화했지만, 프로 데뷔 뒤에는 주로 외야수로 나섰다. 윌리엄스 감독은 젊은 외야수들의 출전 기회를 늘리기 위해 2020시즌 종료 뒤 그에게 포지션 겸업을 제안했고, 터커는 겨우내 내야 전문 코칭 스태프와 포구와 풋워크 훈련에 매진했다.
하루라도 빨리 내야 펑고를 받아야 낯선 자리에 적응할 수 있다. 날씨가 허락하지 않는 상황. 터커는 윌리엄스 감독에게 투정을 부렸다. 3일 차 캠프 훈련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윌리엄스 감독은 "터커가어제 실망한 모습을 보였다"며 말문을 연 뒤 "'왜 밖(그라운드)에서 훈련하지 않느냐'며 불만을 얘기하더라"고 웃었다.
사령탑은 의미심장한 말로 터커를 위로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터커에게 '인내심은 미덕이다. 곧 실외 훈련을 할 것이다'고 얘기해줬다. '그때는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전했다"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