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걷는 '최초의 길'…'K리그 전문 채널' 만든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1.02.05 06:00

최용재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과 KT그룹이 'K리그 전문 채널'을 만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과 KT그룹이 'K리그 전문 채널'을 만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 프로축구 K리그가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로 리그 전문 채널을 만든다.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과 KT그룹이 K리그 중계방송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축구연맹과 KT는 4일 광화문 KT East 사옥에서 'K리그 중심 스포츠 전문 채널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축구연맹은 K리그 가치 향상을 위해 지난해부터 KT와 스포츠 중계 채널 사업을 운영하는 합작회사 설립을 협의해 왔고, 결과를 도출했다. KT 그룹사인 KT스카이라이프의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skylifeTV)가 보유한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skySports)'를 물적분할해 독립시킨 후 축구연맹이 이에 상응하는 지분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합작회사를 출범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축구연맹과 스카이라이프TV가 스카이스포츠 채널 지분을 공동으로 보유하고, 공동으로 경영하는 방식이다.
 
관련 인허가 절차를 마치면 4월 내로 채널이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스포츠는 K리그와 인연이 깊다. 2019년 K리그2(2부리그) 중계방송을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K리그1(1부리그) 중계방송사로서 K리그의 저변 확대에 기여해 왔다.

 
K리그 중계방송 편성 비율. 자료=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중계방송 편성 비율. 자료=한국프로축구연맹

 
현재 스카이스포츠가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 경기, 예능 등 콘텐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점차 중심축을 K리그 경기 중계로 옮길 계획이다. 축구연맹이 채널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기에, K리그 경기 편성 확대와 중계방송 품질 향상 그리고 K리그 관련 영상 콘텐트 활성화를 주도할 수 있게 됐다. 최종 목적지는 'K리그 전문 채널'의 탄생이다.
 
K리그의 도전적 시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K리그 경기의 TV중계 채널을 영구적으로 확보했다. 독자적인 중계 채널과 중계권 유통 채널을 구축했다.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방송사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을 심은 것이다.
 
스카이스포츠의 성장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시청 가구 수가 약 3000만 개인 스카이스포츠는 타 스포츠케이블 채널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또 KT의 계열사로 모든 IPTV에 공급되는 장점도 있다.
 
K리그 시청률. 자료=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시청률. 자료=한국프로축구연맹

 
최근 4년간 스포츠케이블 채널의 K리그1 시청률(지상파 제외)은 2017년 0.072%, 2018년 0.107%, 2019년 0.117%, 2020년 0.126%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0시즌 K리그1 최대 빅매치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26라운드는 0.4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경기당 평균 동시 접속자 수도 같은 추세다. 2017년 1만233명, 2018년 1만4001명, 2019년 2만1713명, 2020년 2만2526명으로 증가했다. 전북과 울산전은 5만8000명이 시청했다. 축구 팬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흐름 속에서 전문 채널의 등장은 K리그 흥행에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멀리 보면 효과는 더욱 클 전망이다. 스카이스포츠를 활용한 K리그 중계권 판매, 해외축구나 국내 타 종목 콘텐트 유통 등으로 별도의 수익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2020시즌 K리그1이 개막한 지난해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있기는 했지만, K리그는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영국의 BBC 등 36개국에서 중계권을 구매, K리그 경기를 생중계했다.
 
네이버 동시접속자 수. 자료=한국프로축구연맹

네이버 동시접속자 수. 자료=한국프로축구연맹

 
지금까지 국내 프로스포츠 리그가 직접 방송사를 운영하는 경우는 없었다. K리그가 요동치는 미디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방법을 찾아냈다. 이는 국내 스포츠 중계 콘텐트 시장에도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 이미 많은 사례가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2018년 중국 슈퍼 스포츠 미디어와 합작법인 'SFCM(The Spanish Football Commercial & Marketing)'을 만들어 중국 내 콘텐트 가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세계육상연맹(IAAF)은 2017년 영국 ITN 프로덕션과 합작법인 IAAF 프로덕션을 설립해 주관방송 및 콘텐트 제작을 하고 있다. 미국 남자프로골프투어(PGA Tour)는 2018년 미국 디스커버리와 합작법인 '골프TV(GolfTV)'를 만들어 OTT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세계탁구연맹(ITTF)도 2019년 세계적인 스포츠매니지먼트사 IMG의 미디어부문과 함께 '월드 테이블 테니스(World Table Tennis)'를 출범시켜 탁구 콘텐트의 상업적 가치 상승을 도모하고 있다.
 
권오갑 축구연맹 총재는 "축구연맹과 KT, 스카이라이프TV가 참여하는 합작 회사설립은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것으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K리그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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