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위대한 유산③] 버드부터 커리까지, 시대를 빛낸 슈터들의 재능
일간스포츠

입력 2021.02.05 06:00

김희선 기자
 
미국프로농구(NBA)가 처음부터 최고의 리그였던 건 아니다. 1946년 NBA의 전신인 미국농구협회(BAA) 출범 후 70여 년 역사 속에서 NBA를 '꿈의 무대'로 만든 슈퍼스타들이 '위대한 유산'을 남긴 덕분이었다. 일본 스포츠 전문 잡지인 '넘버'는 NBA의 황금기로 꼽히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 리그를 지배한 슈퍼스타 8명과 이들이 리그에 남긴 유산을 네 가지로 나눠 소개했다. NBA의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위대한 유산, 세 번째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 역할 속에서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낸 슈터들의 '재능'이다.
 
NBA 역사상 최고의 슈터는 누구인가. NBA를 빛낸 슈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비교하자면 끝이 없지만, 넘버는 이 질문에 대해 "최근을 기준으로 한다면 틀림없이 스테판 커리의 이름이 거론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 매체는 "커리는 '코트 위 어디에서나 슛을 넣을 수 있다'는 만화 같은 설정을 현실로 만들었다. 하프라인부터 달라붙어 지키지 않으면 어디서든 (슛을) 얻어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상대에게 안겨주는 선수"라고 묘사했다. 이어 "커리의 이름은 NBA의 수많은 3점슛 관련 기록에 대부분 올라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기록이 정규 시즌 최다 3점슛 성공(402개·2015~16시즌)"이라고 덧붙였다.
 
 
커리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탁월한 외곽 슈팅 능력을 앞세워 농구의 트렌드를 바꿨다"는 극찬까지 듣는다. 그만큼 그의 위력은 어마어마하다. 커리 이전에는 한 시즌에 3점슛을 300개 이상 성공한 선수가 없었다. NBA 역사상 최고의 슈터로 '3점슛의 제왕' 커리의 이름을 첫 손에 꼽는 건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커리는 역대 최다 연속 경기 3점슛 성공(정규리그 157경기·플레이오프 포함 196경기)은 물론, 7시즌 연속 3점슛 200개 이상 성공, 역대 통산 3점슛 성공 수 2위(2591개) 등 지금 이 순간도 NBA의 모든 3점슛 역사를 갈아 치우고 있다.
 
사실 3점슛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NBA에서 3점슛이 처음으로 도입된 건 1979~80시즌. 그 시절만 해도 3점슛은 선수들에게 그리 환영받는 무기는 아니었다. 도입 첫 시즌 리그 전체의 평균 3점슛 시도가 경기당 겨우 2.8개에 불과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019~20시즌 NBA의 경기당 평균 3점슛 시도가 역대 최다인 34.1개였다. 제임스 하든 혼자 평균 12.4개의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선수 한 명이 40년 전 팀 전체 기록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그만큼 시간이 갈수록 3점슛의 중요성이 커졌으며, 모든 팀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무기가 됐다.
 
3점슛의 중요성, 그리고 가치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바로 래리 버드다. 넘버는 "무슨 일이든 시작이 있다. NBA가 3점슛을 도입한 시즌 데뷔한 선수가 훗날 보스턴 셀틱스를 세 번의 우승으로 이끈 '레전드' 버드다. 3점슛을 무기로 활약한 리그 최초의 슈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6년 시작한 올스타 전야제 3점슛 콘테스트 초대 우승자이자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버드였다.
 
 
버드는 라이벌 매직 존슨과 함께 NBA의 황금기를 이끈 슈퍼스타였다. 버드와 존슨은 미국대학농구(NCAA)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고, NBA 입단 후에도 동서부 양대 콘퍼런스를 대표하는 대형 신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1980년대 NBA는 이들의 경쟁으로 후끈 달아올랐고, 서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과 캐릭터를 구축한 두 선수는 마이클 조던이 등장하기 전까지 NBA의 아이콘이었다. 지능적인 플레이와 득점 능력, 승리욕을 갖춘 버드는 리그 역대 최고 포워드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중장거리 슈팅에서 탁월한 능력을 자랑했다.
 
물론 버드의 시대는 3점슛보다 미드레인지 슛이 주류였던 시기다. 버드 역시 한 지역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게도 3점슛은 최후의 선택지였다. 내 주력은 미드레인지 슛이었으며 15~23피트(약 4.6~7m) 정도의 거리에서 던지는 게 내 스타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넘버는 "당시 기준으로는 '슈터'라고 하면 '미드레인지 슈터'였던 셈"이라며 "처음 도입됐을 때와 비교하면 선수들의 성공률이 상승하면서 3점슛의 득점 효율이 높아졌다. 또 3점슛을 많이 던지게 된 만큼 상대 수비도 3점 라인까지 끌려 나오게 된다. 이로 인해 선수들이 코트를 전보다 넓게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버드의 시대가 미드레인지의 시대였다면, 스페이싱(공간 만들기)이 트렌드가 된 지금은 3점슛의 시대다. 넘버는 "3점슛에서 커리가 역대 최고라는 말에 이견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슈터라는 범주에서 생각하면 시대에 따라 그 정의가 변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넘버는 이어 "3점슛이 도입되며 중장거리 슈터라는 개념이 생겼고, 버드가 그 선구자가 됐다. 그리고 레지 밀러, 레이 알렌, 스티브 내쉬 등과 같은 슈터들에 의해 바뀌었다. 이 시대 정점에 군림하는 선수가 커리"라고 덧붙였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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