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에서 '차' 뗀 기아…새해 첫 달부터 브랜드 판매 1위 '우뚝'
일간스포츠

입력 2021.02.08 07:00

안민구 기자

'형님' 현대차 넘어서…카니발은 베스트셀링카 차지

기아 서울 양재동 본사. 기아 제공

기아 서울 양재동 본사. 기아 제공

 
최근 사명에서 자동차를 떼고 새 출발한 기아가 새해 첫 달 판매 1위로 올라섰다. 카니발·쏘렌토 등 레저용 차량(RV)의 인기에 힘입어 형님(현대차)을 제치고 '만년 2위' 설움을 씻어냈다. 업계는 기아의 주요 신차들이 현대차 동급 모델보다 디자인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당분간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토부 신차 등록 기준 1위 올라




 
7일 데이터 연구소 카이즈유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아차는 총 4만2457대를 판매해 제네시스(1만2968대)를 제외한 현대차(3만9455대)를 1841대 앞질렀다.  
 
카이즈유는 국토교통부 신차 등록을 기준으로 통계를 잡고 있다. 이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만년 서자로 취급받던 기아가 장자 현대차를 앞지른 셈이다.
 
지난달 베스트셀링카 자리 역시 기아가 차지했다.  
 
지난달 국산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기아 카니발. 기아 제공

지난달 국산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기아 카니발. 기아 제공

 
기아 대표 RV 카니발이 지난해 베스트셀링 현대차 그랜저를 밀어내고 내수 판매 1위에 올랐다. 카니발은 9550대가 팔려 그랜저(8438대)를 1000대 이상 추월했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기아 주요 인기 차종의 실적이다. 대부분의 차종이 현대차를 제치고 동급 1위를 차지했다.  
 
국내 베스트셀링 SUV로 등극한 기아의 4세대 쏘렌토. 기아 제공

국내 베스트셀링 SUV로 등극한 기아의 4세대 쏘렌토. 기아 제공

 
특히 지난달 쏘렌토(8408대)는 싼타페(5111대)를, K5(6463대)는 쏘나타(3836대)를 추월하며 기아차 판매량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디자인 경영' 통했다 
 
업계는 기아가 현대차를 앞지른 배경으로 '디자인 역량'을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출시하는 신차마다 성공을 거두면서 업계 맏형 현대차와 동급의 반열에 올랐다"며 "현대차를 중심으로 편성됐던 업계의 틀을 기아가 과감하게 깨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 디자인 발전의 1등 공신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2005년 기아차 대표이사로 취임한 정 회장은 '디자인 경영'을 추진했다. 현대차와 차급도 성능도 비슷하다면 '디자인'에서 차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정 회장은 디자인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첫 시작은 당시 크리스 뱅글, 발터 드 실바와 함께 유럽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여겨지던 피터 슈라이어다.
 
정 회장은 2006년 독일로 직접 날아가 설득한 끝에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으로 데려왔다. 슈라이어는 기아차 디자인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며 기아차에 날개를 달아줬다. 기아는 연구개발비의 15~20%도 디자인에 사용했다. 현재도 기아는 꾸준한 인재 영입으로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9년 인피니티 수석 디자인 총괄 출신 카림 하비브 디자이너를 기아디자인센터장 전무로 선임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BMW 출신 강원규 디자이너를 기아디자인이노베이션실장 상무로 영입했다.
 
기아 판매량 상승의 또 한 가지 배경에는 RV 믹스가 있다. 기아차가 내놓는 RV 제품 라인업의 시장 트렌드 부합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또 RV 차량을 찾는 고객이 다양한 만큼 요구 사양도 세분화될 수밖에 없는데, 기아차는 스토닉부터 카니발까지 총 9종의 RV를 내놓아 5종인 현대차 대비 고객의 선택폭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안방서 집안싸움 본격화 


 
기아 판매 호조로 현대차와의 한집안 판촉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내 형제 회사인 현대차와 기아는 연구개발 등을 공유하고 있으나, 영업과 마케팅 등은 별도의 조직으로 나눠 경쟁하고 있다.
 
당장 전기차 판매 경쟁이 불가피하다. 현대차는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이달 공개한다. 이어 3월에는 기아가 전용 전기차 CV를 선보인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CV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유한다. 이에 동력 성능이나 주행거리 등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E-GMP는 1회 충전 시 최장 500km를 주행할 수 있다. 또한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급할 때 5분만 충전하면 100km 주행이 가능한 셈이다. 양방향 충전방식인 V2L도 지원한다.
 
이에 따라 아이오닉5와 CV의 가장 큰 차이점은 디자인이 될 전망이다. 
 
아이오닉5는 국산차 1호 '포니 쿠페'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셉트카 '45'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직선적이고 강한 라인을 사용했고 전조등과 후미등도 날카로운 사각 형태를 띤다.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형상화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관통하는 파나메트릭 픽셀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CV는 콘셉트카 퓨처론과 이매진 디자인을 공유해 근육질 쿠페 디자인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CV에 기아만의 혁신적인 디자인이 적용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포니 디자인을 재해석한 반면 기아는 전혀 새로운 시도로 전기차 특성을 강조할 것"이라며 "성능의 상향 평준화를 동시에 이룬 만큼 브랜드, 디자인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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