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프로배구 스타가 지난 7일 숙소에서 해서는 안 될 선택을 시도했고, 응급실에 실려갔다. 이 사실이 보도가 되면서 배구계가 시끄러웠다.
해당 선수는 천만다행으로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팬들 사이에서는 ‘어떤 선수의 잘못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가 하면 사건이 일어난 내막이 과연 무엇인지 가십에 가까운 뒷이야기에만 관심을 두는 이들도 많다.
해당 구단 관계자는 8일 전화 통화에서 “기자들이 기사로 선수에 대해 공론화시키는 일을 자제했으면 한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 관계자는 “선수가 안 그래도 정신적으로 힘들어해왔고 현재 심적으로 많이 약해진 상황인데 그 선수를 더 힘들게 하면 안 되지 않나”라고 간절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선수의 정신적인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는 수준까지 공개 비난을 하는 것은 분명히 지양해야 한다. 지난해 프로배구에서는 또 다른 선수를 잃었던 쓰린 경험이 있다.
아파하는 선수가 있다면 굳이 잘못을 지적하고 비난하는 것보다 회복을 빌어주고 배려하는 게 배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매너일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있다.
팀내 불화가 생기고 선수들이 상처를 받았을 때, 이를 어떻게 조기에 해결하고 조금이나마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갈지에 대한 팀과 코칭스태프의 매니지먼트가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한국 스포츠는 ‘성적’과 ‘평판’이 구단 운영의 가장 중요한 축이다. 그러다 보니 일단 성적이 나오고 있으면 이면의 불화나 일부 선수의 고통에 대해 모른 척 덮고 넘어가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또한 선수 간의 불협화음이 조금이라도 밖으로 새어 나가면 구단의 평판, 나아가 모기업의 이미지가 안 좋아진다는 걱정에 작은 불화라도 무조건 쉬쉬하는 데만 급급했던 경우도 많다.
이번 사건 역시 이러한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올시즌 몇몇 팀들의 불화설과 내부 문제가 루머로 떠돌면서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도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그건 내 일이 아니라 선수들 간의 문제다’ ‘경기력이 아닌 인성 문제’라는 식으로 뒷짐을 지고 있던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특정 선수에게 공식 사과나 해명을 맡기고 그저 대외적으로 논란을 봉합하는 데만 급급했던 게 아니었을까.
팀내 갈등 상황, 그 안에서 ‘정신적인 부상’을 당한 여러 선수들이 나오는 건 연패나 성적 하락 만큼이나 팀에는 큰 리스크다. 매니지먼트가 필요하다는 건 선수 개인을 위해 팀이 희생 봉사하라는 뜻이 아니라 팀을 위해 조금이라도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구단 내부의 이야기가 알려질 각종 플랫폼이 수없이 많은 시대다. 초기부터 ‘일단 덮자’는 식으로만 대처한다면 정작 구단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성적과 평판이 엉망이 되고, 선수들도 돌이키기 어려운 상처를 받을 위험이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