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3행이 실패?…장결희는 이제 '23세'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1.02.17 06:00

최용재 기자
지난 9일 K3리그 평택 시티즌에 합류한 장결희. 사진=평택 시티즌 SNS

지난 9일 K3리그 평택 시티즌에 합류한 장결희. 사진=평택 시티즌 SNS

 
올겨울 국내리그 이적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오피셜'은 프로리그인 K리그1(1부리그), K리그2(2부리그)가 아닌 세미프로인 K3(3부리그)에서 터졌다. 
 
지난 9일 평택 시티즌이 장결희(23)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축구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장결희의 이름이 단번에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장결희의 재능을 알고 있는 팬들의 기대감이 표현된 것이다. 또 하락세를 탄 유망주에 대한 안타까움도 같이 들어 있었다.
 
장결희는 세계 최고의 '명문'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이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바르셀로나 철학을 배웠다. 백승호(24·다름슈타트), 이승우(23·포르티모넨스)와 더불어 '바르셀로나 삼총사'로 불리며 한국 축구의 미래로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에 발목이 잡혔다. 바르셀로나가 '18세 미만 선수의 해외 이적 금지' 조항을 어긴 탓에 FIFA가 소속 선수들의 활동 금지 징계를 내렸다. 한동안 공식 경기는 물론 바르셀로나 유스 훈련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하락세는 당연했다.
 
지난 2019시즌 포항 시절 훈련하고 있는 장결희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2019시즌 포항 시절 훈련하고 있는 장결희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바르셀로나와 계약 연장에 실패한 장결희는 그리스의 아스테라스 트리폴리로 이적했다. 2018년에는 K리그1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비상하지 못했다. 1군 데뷔에 실패한 채 2019년 포항을 떠났다. 긴 방황 끝에 2021년 평택 시티즌에 입단했다. 
 
장결희는 모든 걸 내려놓고 다시 시작한다. 결연한 의지를 품은 그가 15일 일간스포츠의 인터뷰에 응했다.
 
장결희는 "1년 넘게 실전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그래도 계속 훈련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금 몸 상태는 괜찮아졌다"고 설명했다. 
 
평택 시티즌 입단 소식에 나온 폭발적 반응에 "이정도 관심을 주실지 몰랐다.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다. 더 힘이 났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웃었다.
 
바르셀로나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선수가 한국의 3부리그로 향할 때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는 "지인이 추천해줬고, 평택 시티즌이 나를 진정으로 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모습에 확신을 가지고 평택 시티즌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K리그1과 K리그2 오퍼는 없었다. 
 
장결희는 "1년 넘게 경기에 뛰지 못했다. 프로 팀이 오퍼할 거라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세미프로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축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한 건 아니지만 힘들었던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다시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다. 나의 능력을 돌아보니 아까웠다. 포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K3에서 경기를 꾸준히 뛰면서 나의 가치를 더 높여 한 계단씩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바르셀로나 출신이라는 이름표. 장결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는 "부담은 없다. 오히려 바르셀로나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이 자부심이 더 노력할 수 있는, 더 잘해낼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털어놨다.
 
지난 2015 수원 컨티넨탈컵 U-17 대표팀 시절 장결희(11번)의 모습. 대한축구협회

지난 2015 수원 컨티넨탈컵 U-17 대표팀 시절 장결희(11번)의 모습. 대한축구협회

 
그는 백승호, 이승우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둘은 여전히 유럽에 남아있고,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월드컵, 아시안컵, 아시안게임도 경험했다. 
 
장결희는 "서로 응원한다. 나 역시 두 형을 응원하고 있다. 상황은 다르지만, 다 각자의 길이 있다. 나는 내가 할 일에 집중하고, 나의 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차분히 말했다.
 
K3행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실패'라는 단어를 꺼내는 이들도 있다. 
 
장결희는 "그런 시각을 나도 알고 있고,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겪은 일들이 많다. 하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한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잘하는 것이 우선이다. 내 가치를 증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장결희는 올 시즌을 재기의 시발점으로 만들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는 "올해 1년이 나에게는 정말 중요하다. 독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평택 시티즌이 상위권 팀(지난 시즌 12위)이 아니다. 내가 힘을 보태 상위권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또 올 시즌 10골을 넣고 싶다. 팬들에게도 나를 더 알리고 싶다. 기대를 해준 만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평택 시티즌은 오는 3월 13일 경주한수원축구단과 개막전을 치른다. 
 
그는 "개막전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 혹독하게 남은 기간을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장결희의 시선은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축구를 시작했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차근차근 3부리그에서 2부리그, 그다음 1부리그 무대를 밟는 목표를 세웠다. 나를 응원해준 가족과 기대감을 버리지 않는 팬들이 있기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다. 프로팀의 눈길을 받을 수 있는 장결희로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장결희에게는 꿈을 이룰 무궁무진한 기회가 남아있다. 시간도 그의 편이다. 그가 실패했다고 단정하기는 너무 이르다. 장결희는 이제 '23세'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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