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부분 인정' 박상하, '학폭 사태' 기류 변화
일간스포츠

입력 2021.02.24 06:00

안희수 기자
22일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한 뒤 은퇴 의사를 밝힌 박상하. KOVO 제공

22일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한 뒤 은퇴 의사를 밝힌 박상하. KOVO 제공

 
'학폭(학교폭력)' 가해 의혹을 받던 배구 선수 박상하(35)가 학창 시절 폭력을 행사한 사실을 인정하고 은퇴를 결정했다. 그는 지난 22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중학교 시절 친구를 때렸고, 고교 시절 숙소에서 후배를 때린 사실이 있다"며 "고개 숙여 사과한다. 배구 선수를 은퇴해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삼성화재 박상하 선수 이야기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는 중학교 때 집단 따돌림과 구타를 당했고, 가해자 중 박상하가 있었다고 밝혔다. A는 "아파트에 끌려가 집단 폭행을 당한 적도 있다. 사정없이 때려서 기절했다가 오후 4시부터 오전 6시까지 맞았다"고 주장했다. 피해를 당한 시기와 장소, 행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박상하는 구단 관계자,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학폭 의혹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사흘 뒤 '누군가'를 때린 사실은 있었다고 인정했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19일 게시된 동창생 납치 및 감금, 14시간 집단 폭행과 같은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23일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만일 (A의)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면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의 사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거짓 폭로를 통한 허위 사실 유포 및 명예 훼손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상하는 감금·납치 등의 반인륜적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는 법적 절차를 통해 밝혀질 일이다. 배구 팬은 박상하가 학폭 가해자였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있다. 폭력 강도의 논란과 별개로, 박상하는 발뺌부터 한 걸 안타까워했다.
 
최근 운동선수와 연예인을 향한 학폭 폭로가 쏟아지고 있다. 가해자로 거론된 인물을 향해 무조건적인 비난이 쏟아지기도 하지만, 허위 사실이 전파돼 억울한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차츰 커지고 있다. 게시글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위해 여러 의견을 내는 누리꾼들도 생겨났다. 폭로 글을 쓴 작성자가 오히려 '신상털기'를 당하기도 한다. 어렵게 아픈 기억을 꺼낸 이들도 있겠지만, 그저 재미로 글을 쓰는 사람도 있다.
 
진상 규명이 명확하게 이뤄진 뒤 비난해도 늦지 않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다. 그러나 폭행 의혹을 펄쩍 뛰며 부인했던 박상하가 이내 사실을 인정하면서 학폭 논란을 보는 대중의 시선이 다시 바뀌고 있다.
 
가해 의혹을 받는 당사자와 소속팀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무턱대고 부정하다간 강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용서받을 기회마저 사라질 수 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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