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두산 3인방, 마지막 기회를 노린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1.03.11 17:00

안희수 기자
 
지난 7일 창원 NC파크. NC와 두산의 연습 경기 5회 말 NC 공격을 앞두고 두산 베테랑 좌완 투수 장원준(36)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가 선두 타자 박시원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자 더그아웃에서 함성이 나왔다. 이 상황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수단을 향해 왼손 검지를 입으로 올리며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장원준이 투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는 의도가 엿보였다. 장원준은 3일 울산 KT전에서 4회 말 등판해 1⅓이닝 동안 2점을 내줬다. 연습 경기 두 번째 등판이었기에 좋은 결과가 필요했다. 장원준은 NC전에서 후속 타자 김찬형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박준영과 최정원을 범타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장원준은 두산의 아픈 손가락이다. 2015시즌을 앞두고 4년 84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고, 2015~16시즌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며 모범 FA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2018시즌부터 기량이 저하됐고, 2019년 9월에는 무릎 연골 수술까지 받았다. 2020시즌은 두 차례 선발로 나섰지만 모두 4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선발진 공백이 생긴 탓에 대체 선발로 기대받았지만, 세월의 흔적만 드러냈다. 
 
올 시즌은 절치부심 재기를 노린다.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된 1차 캠프에 이어 실전 중심으로 진행된 2차 캠프에서도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는 호주 1차 캠프는 소화했지만, 미야자키(일본) 2차 캠프는 합류하지 못했다. 
 
현재 장원준의 빠른 공 최고 구속은 시속 130㎞대 후반까지 찍힌다. 시속 140㎞ 초반까지 찍히던 전성기보다는 못 미치지만 2021시즌 개막까지는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줬다. 2019시즌 종료 뒤 개인 두 번째 FA 자격을 행사하지 못했고, 2021시즌 연봉 협상에서도 전년(3억원) 대비 2억 2000만원 삭감된 금액(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당장 선발 후보는 아니지만, 예비 선발 자원이 필요한 만큼 재기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야구 인생 '황혼'에 있는 만큼 2021시즌은 그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부진 자세로 땀을 흘리고 있다. 
 
 
두산에는 장원준처럼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선수가 많다. 야수 신성현(31)이 대표적이다. 2016시즌, 한화 소속으로 장타율 0.481를 기록했던 그는 2017년 4월, 포수 최재훈과 트레이드돼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우타 대타 요원으로 기대받았다. 그러나 두산 소속으로 나선 1군 출전 수는 81경기에 불과하다. 타율은 0.171. 주전 선수들이 견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내야진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는 기회가 왔다. 지난해까지 주전 1루수를 맡았던 오재일, 2루수 최주환이 이적했다. 주전 1루수를 노릴 수 있다. 두산은 연습 경기에서 입단 7년 차이자 거포 기대주인 김민혁에게 기회를 줬다. 그러나 타격은 눈에 띄지 않았고, 수비는 불안했다. 신성현은 두산 소속으로는 1루수를 가장 많이 소화했다. 꾸준히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두 자릿수 홈런도 기대할 수 있다. 그도 벼랑 끝에서 재기할 기회를 얻었다. 
 
 
좌완 선발 투수 유희관(35)도 명예회복을 노린다. 그는 역대 4번째로 8년(2013~20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투수다. 두산 구단 역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다. 그러나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 탓에 FA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고, 결국 지난달 중순 두산과 연봉 3억원, 인센티브 7억원에 1년 계약했다. 보장 금액이 지난해 연봉(4억 7000만원)보다 적다.   
 
유희관은 '1년' 계약을 자극제로 삼고, 2021시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뒤 재평가받을 생각이다. 유희관이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한 이유 중 한 가지는 단기전 활용도가 낮다는 점. 2020시즌 한국시리즈(KS)에서도 엔트리에는 포함됐지만, 등판하지 못했다. 
 
유희관은 이에 대해 "팀(두산)이 우승해서 정말 기뻤다. 내가 포스트시즌에서 팀에 기여해 좋은 결과를 얻은 시즌도 있다.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희관도 2021시즌 벼랑 끝에서 재도약을 노린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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