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공·낯선 투수…오늘도 추신수는 탐구생활
일간스포츠

입력 2021.03.16 06:00

안희수 기자
추신수(SSG·오른쪽)가 1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KT전에서 팀 후배 최지훈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IS포토

추신수(SSG·오른쪽)가 1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KT전에서 팀 후배 최지훈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IS포토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서 지켜봤다."
 
지난 13일 SSG와 KT의 평가전이 열린 울산 문수구장. 추신수(39)는 새 소속팀 SSG가 치르는 실전 경기를 처음으로 지켜봤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웃음꽃을 피우다가도 이내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라운드를 주시했다. 팀 동료와 상대 선수들을 알아가기 위해서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MLB)의 웬만한 투수들은 잘 알고 있다. 미국에서 경기를 볼 때는 (상대 투수의) 당일 컨디션을 확인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러나 난 이제 아예 다른 리그에 왔다. 선수들을 알아가기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 집중했다"고 말했다.
 
추신수가 특히 주목한 투수는 KT 선발로 나선 우완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 SSG 동료들이 먼저 다가와 "정규시즌에 상대하게 될 투수"라고 귀띔했다고. 추신수는 "아무래도 MLB에서는 밑으로(언더핸드) 던지는 투수가 많지 않다 보니 고영표 선수를 더 유심히 봤다"고 말했다.
 
투수와 타자 승부의 본질은 타이밍 싸움이다. 시속 150㎞대 강속구를 어렵지 않게 공략하던 MLB 출신 타자들도 KBO리그에서 고전하는 경우가 꽤 있는 이유다. 생소한 투구 메커니즘과 디셉션(deception·공을 던지기 직전까지 숨기는 기술)을 가진 투수는 경쟁력이 크다. "처음 대결하면 투수보다 타자가 불리하다"는 야구 속설이 있는 이유다.
 
추신수는 MLB에서만 16시즌을 뛴 베테랑이다. 그러나 KBO리그 경험은 없다. 생소한 유형(언더핸드)에 추신수의 눈길이 더 갔던 이유다. 그는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한발 물러서 낯선 투수들의 투구를 눈에 담고 있다.
 
새 공인구 적응도 필요하다. 추신수는 13·14일 나선 배팅 프랙티스(타격 훈련)에서 나쁘지 않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가벼운 스윙으로도 타구를 담장 밖이나 워닝 트랙까지 날려 보냈다. 타격 훈련을 마친 뒤 그는 "(KBO리그 공인구가) MLB 공인구(롤링스)와 비교하면 확실히 덜 날아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갑내기 팀 동료 김강민에게 묻기도 했다고.
 
KBO리그는 2019시즌을 앞두고 종전 0.4134~0.4374이었던 공인구(스카이라인스포츠AAK-100)의 반발계수 허용 범위를 0.4034~0.4234로 낮췄다.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2018시즌 1756개였던 리그 전체 홈런 수는 2019시즌 1014개로 감소했다. 1년 만에 장타력이 급감한 타자가 많았다. 기술적·심리적 대비가 이뤄진 2020시즌에는 전체 홈런이 1363개로 조금 상승했다.
 
한 KBO리그 타자는 "미국 전지훈련에서 롤링스로 배팅 훈련을 하면, 타구가 너무 잘 뻗어서 의아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반면 KBO리그의 공의 반발력이 더 크다는 주장도 있다. 선수들은 "반발력과 상관없이 배트 중심에 정확히 타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추신수는 "난 홈런 타자가 아니다. 홈런을 노리고 스윙하지 않는다. 내가 치기 좋은 공을 정확하고 강하게 때리겠다는 생각만 한다"고 했다. 그는 공 반발력에 성적이 좌우될 유형은 아니다.
 
경험도 풍부한 추신수도 KBO리그에 적응할 시간은 필요하다. 그의 'KBO리그 탐구생활'을 지켜보는 것도 2021시즌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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