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마무리 투수 조상우(27)는 지난달 16일 전열에서 이탈했다. 훈련 중 1루 커버를 들어가다 왼발목을 접질렸다. 검진 결과 전거비 인대 및 종비인대(복숭아뼈 아래 부위) 완전 파열 소견을 받았다. 치료부터 복귀까지 12주가 소요될 거로 예상돼 4월 3일 개막전 출전이 불발됐다. 빨라야 5월에 복귀할 수 있다.
지난해 리그 세이브 1위 조상우가 빠지면서 키움의 뒷문은 큰 숙제로 남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조상우에 대해 "(첫 소견에서) 달라진 건 없다. 순서대로 잘하고 있다는 보고만 받았다"고 말했다. 재활 치료 속도가 빠르면 복귀 시점을 당길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은 아니다.
대체 자원을 결정하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린다. 조상우와 같은 오른손 파이어볼러인 안우진(22)은 불펜에서 가장 뛰어난 구위를 자랑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힘으로 윽박지르는 조상우와 비슷하다. 안우진이 첫 번째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스프링캠프 내내 선발 투수로 보직 전환을 준비 중이다. 홍원기 감독은 조상우가 이탈한 다음에도 '선발' 안우진 카드를 유지했다. 선수도 의욕적이다. 선발로 개막전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25홀드를 따낸 이영준(30)은 왼 팔꿈치가 좋지 않다. 워낙 민감한 부위가 아파 정확한 복귀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지난 시즌을 기준으로 최소 3명(조상우·안우진·이영준)의 필승조가 불펜에서 이탈한 셈이다.
게다가 선발 투수 한현희(28)까지 손가락 부상으로 초반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 올겨울 FA(자유계약선수)로 팀을 떠난 베테랑 불펜 김상수(33)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진다. 홍원기 감독은 "투수 파트에 걱정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고를 거듭한다. 현재 분위기라면 베테랑 오주원(36), 사이드암 양현(29), 스윙맨 김태훈(29) 중 개막전 마무리 투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홍원기 감독은 "시범경기까지 치러 가장 (컨디션이) 좋고 경험 있는 선수가 (마무리 투수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연습경기 기간 결정하지 않고) 시범경기까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집단 마무리가 아닌 특정 선수에게 맡길 것이냐"고 묻자 홍원기 감독은 "그럴 가능성이 높을 거 같다. 조상우, 한현희, 이영준 모두 투수진의 핵심이라서 걱정이 많다. 한편으로는 (뜻밖에) 튀어나오는 선수가 있길 바라고 있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