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채흥은 지난 14일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3이닝 5탈삼진 무실점)한 뒤 복부에 이상을 느꼈다. 곧바로 병원 검진을 받았고, 오른 복사근이 3.5㎝ 찢어졌다는 소견이 나왔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16일 "8주 정도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월 내 복귀가 쉽지 않아 4월 3일 예정된 정규시즌 개막전(고척 키움전) 엔트리 등록도 불발됐다. 재활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삼성으로선 큰 악재다. 최채흥은 지난해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2018년 1군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국내 선발 투수 중 1위(2위·SSG 문승원 3.65). 올 시즌 삼성의 3선발이 유력했다. 외국인 듀오 데이비드 뷰캐넌, 벤 라이블리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질 중추적인 선수였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부상 때문에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한편에선 "복귀까지 8주 그 이상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그만큼 다친 부위가 민감하다.
이에 대해 A 구단 수석 트레이너는 "(감독의 말대로) 8주면 충분히 복귀할 수 있다. 근육이 붙는 데 보통 4주가 걸린다. 나이가 어리다는 걸 고려하면 더 빨리 붙을 수도 있다. 3.5㎝면 양호한 편"이라며 "복사근은 심할 경우 10㎝까지도 찢어지는데 3.5㎝면 근육에 파열이 생긴 정도다. 보통 두 달 정도 재활 치료 기간을 잡는다. 더 빠른 복귀가 가능할 것 같다. 다만 복사근은 몸통 옆구리 근육으로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부분의 근육과 힘줄)과 더불어 재발 우려가 높은 부위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B 구단 트레이너 팀장도 "(복사근 파열은) 6주 정도 재활 치료를 한 뒤 2주 실전 투구를 하면 8주 내 복귀가 가능할 것 같다. 심각한 건 아니다"고 비슷한 얘길 했다. 만약 복사근이 찢어진 상태로 공을 더 던졌다면 부상 부위가 확대, 더 긴 재활 치료 기간이 필요했을 수 있다. 3.5㎝가 찢어진 상태로 발견된 게 불행 중 다행인 셈이다.
삼성은 일단 '대체' 선발을 발굴할 계획이다. 불펜으로 시즌을 준비하던 양창섭이 선발 테스트를 받는다. 양창섭은 2019년 3월 오른 팔꿈치 내측 인대 접합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복귀해 '불펜'으로 경기를 뛰었고 올 시즌에도 천천히 투구 수를 끌어올릴 예정이었다. 최채흥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양창섭은 더 빨리 구위를 점검한다.
이외에 프로 2년 차 왼손 듀오 허윤동과 이승민,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 김대우 등이 선발 후보. 개막 직전 복사근 부상이 확인됐다면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시범경기(3월 20일 시작) 일정을 소화하기 전이어서 그래도 여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