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 2월 초 포수 김도환(21)이 재활군으로 이동했다.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프로 3년 차인 김도환은 팀이 크게 기대하는 선수였다. 1군 백업 포수 자원 중 첫째 옵션이었다. 하지만 오른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전열에서 이탈했다. 3개월 재활 치료 진단을 받아 빨라야 6월 복귀가 가능하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강민호의 백업인) 제2의 포수 자리가 무주공산"이라고 말했다.
2월 11일에는 더 큰 악재가 발생했다. 거포 김동엽(31)이 활배근 부상을 이유로 1군에서 빠졌다. 김동엽은 지난해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2, 20홈런, 74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 홈런 1위, 타점 공동 2위에 오른 중심 타자다. 그러나 개막전(4월 3일 고척 키움전) 출전이 쉽지 않다. 첫 진단에서 4주 진단이 나왔지만, 아직 제대로 된 훈련을 못 하고 있다. 정확한 복귀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 삼성은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오재일을 김동엽과 함께 중심 타선에 배치, 화력을 극대화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김동엽의 부상으로 계획이 꼬였다.
지난 16일에는 토종 에이스 최채흥(26)까지 쓰러졌다. 연습경기(14일 대구 LG전) 등판 이후 복부 쪽에 통증을 느낀 게 화근이었다. 병원 검진 결과 '복사근이 3.5㎝ 찢어졌다'는 소견이 나왔다. 복사근이 더 길게 찢어지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개막전 엔트리 등록은 무산됐다. 허삼영 감독은 "8주 정도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채흥은 지난해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8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리그 국내 투수 중 평균자책점 전체 1위. 1군 데뷔 세 시즌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최근 페이스도 상승세였다. 두 번의 연습경기 등판에서 6이닝 7탈삼진 무실점했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벤 라이블리에 이어 개막전 3선발이 유력했지만, 부상에 발목 잡혔다.
삼성은 간판타자 구자욱(28)의 몸 상태도 100%가 아니다. 팀 내 타자 중 가장 적은 연습경기 2경기 소화에 그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등 쪽에 담 증세가 있다.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활군으로 이동할 정도는 아니지만 휴식이 길어지고 있다. 김동엽과 구자욱이 빠지면서 연습경기 타선의 중량감이 확 떨어졌다. 호세 피렐라-오재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화력이 덜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허삼영 감독은 플랜 B를 구상 중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백업 자원에 기회를 주면서 인해전술로 주전 공백을 채울 계획이다. 그러나 투·타에서 너무 큰 부상 이슈가 발생했다.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삼성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