멩덴은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섰다. 그동안 라이브 피칭만 소화했던 그가 처음으로 실전 경기에 등판했다.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4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KIA는 KT에 1-3으로 패했지만, 멩덴의 호투로 위안을 받았다.
경기 전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KIA의 다른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가 낮은 제구에 강점이 있다면, 멩덴은 포심 패스트볼·싱커·컷 패스트볼(커터)·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브룩스와 유형이 다른 투수"라고 설명했다.
멩덴은 KT전에서 자신이 가진 구종을 모두 활용했다. 다양한 공 배합을 보여주며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멩덴은 1회 말 선두 타자 박경수에게 좌중간 2루타, 황재균에게 진루타, 유한준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3루 위기에 놓였다. 이 상황에서 전날(17일) 키움전에서 홈런을 때리는 등 타격감이 좋은 KT 4번 타자 강백호를 만났다.
실점은 없었다. 몸쪽(좌타자 기준) 낮은 포심 패스트볼을 보여준 뒤 바깥쪽 높은 코스에 시속 143㎞ 투심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후속 타자 조일로 알몬테에게도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투심과 포심의 조합으로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멩덴은 3회 2사 뒤 황재균과 유한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두 번째 실점 위기에 놓였다. 여기서 강백호를 다시 상대했다. 초구 시속 132㎞ 몸쪽 슬라이더를 던진 뒤 시속 138㎞ 커터를 구사해 타격 포인트를 흔들었다. 빗맞은 타구는 KIA 중견수 최원준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포심 패스트볼도 위력적이었다. 멩덴이 이날 기록한 최고 구속은 시속 148㎞. 타자가 체감하는 구속은 더 빠른 듯 보였다. 1회 승부에서 포심 패스트볼에 루킹 삼진을 당한 알몬테는 4회 두 번째 승부에서도 바깥쪽 시속 146㎞ 포심 패스트볼에 헛스윙하며 삼진을 당했다. 배트는 공이 포수 미트에 꽂힌 뒤에야 허공을 갈랐다. 스윙이 한참 늦었다.
멩덴은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만난 조용호도 포심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조용호는 2020시즌 타석당 투구 수(4.46개) 1위를 기록한 타자다. 공을 커트해 파울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멩덴의 빠른 공에 배트를 내지 못했다.
1년 전 멩덴은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등판은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소속으로 나선 4경기 전부였다. 구위 저하와 실전 감각이 변수였다. 그러나 KT전에서 우려를 지웠다. 멩덴은 경기 뒤 "실전이 오랜만이었기에 경기 초반 제구력이 흔들렸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감각이 돌아왔다. 전반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투구였다. 다음 등판에서도 공격적인 투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멩덴은 LG 새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와 함께 신입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KIA는 현재 리그 최고 투수로 평가받는 브룩스를 보유한 팀이다. 멩덴이 기대에 부응하면 KIA는 리그 최강 '원투 펀치'를 구축할 수 있다. 그 쇼케이스가 18일 KT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