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공수 겸장 최고의 멀티…KBL 첫 ‘고졸 MVP 신화’ 꿈 꾸는 송교창
일간스포츠

입력 2021.03.25 06:00

이은경 기자
프로농구 전주KCC 송교창이 2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KCC 연습체육관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용인=김민규 기자

프로농구 전주KCC 송교창이 2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KCC 연습체육관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용인=김민규 기자

2020~21 프로농구 1위를 달리고 있는 전주 KCC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득점을 책임진 선수는 누구일까. 정답은 포워드 송교창(25·200㎝)이다.

 
KCC는 라건아(평균 14.0점), 이정현(12.4점) 등 쟁쟁한 국내 선수 멤버가 있다. 또한 최근 부상으로 팀을 떠나긴 했지만 득점에서 큰 역할을 했던 타일러 데이비스(14.2점)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 보다도 많은 득점을 책임진 건 평균 15.3점의 송교창이다. 그는 올 시즌 국내 선수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송교창이 공격만 잘하는 게 아니라 수비에서도 스페셜리스트라 불릴 만큼 좋은 활약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상대 팀 에이스인 외국 선수를 내가 수비해서 득점이 절반으로 줄었을 때, 상대 선수가 페이스를 잃은 게 보일 때 짜릿하다”고 했다.
 
송교창은 올 시즌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KCC는 정규리그 자력 우승까지 2승을 남겨뒀다. 팀도, 개인 성적도 모두 최고의 기록을 세우고 있는 송교창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가장 강력한 후보다. 전창진 KCC 감독은 “팀에 가장 필요한 4번 역할(파워 포워드)을 포지션을 바꾸면서까지 잘 해낸 송교창이야말로 MVP 감이다”라고 했다.
 
 
 

KBL 최초의 ‘고졸 MVP’를 꿈 꾸다

 
만일 송교창이 정규리그 MVP에 오른다면, 한국프로농구(KBL) 역사상 첫 고졸 MVP라는 새 기록을 쓴다.
 
송교창은 지난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지명돼 KCC 유니폼을 입었다. 삼일상고 3학년이던 그는 프로농구 역사상 첫 고졸 출신 1라운드 지명자로 기록에 남았다.
 
프로농구에서 ‘고졸’이라는 단어는 ‘대학 농구팀을 거치지 않았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굳이 따지면 2008~09시즌 MVP 주희정(은퇴)이 과거 고려대에 입학했다가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을 중퇴하고 프로팀에 연습생으로 입단한 경력이 있어 고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농구는 대다수의 선수가 대학을 거쳐 프로에 입단하는데, 송교창처럼 아예 대학에 입학하지 않고 프로에 직행하는 선수는 드물고 이런 경우를 '고졸 선수'로 부른다.
 
열 아홉 살의 ‘소년 송교창’은 왜 그런 과감한 결정을 했을까. 24일 만난 송교창은 당시에 대해 “고등학교 3학년 때 19세 이하 세계청소년대회에 나갔다. 거기서 세르비아와 경기를 했는데(송교창은 이 경기에서 40득점을 했다) 나보다 피지컬도 좋고 기술도 좋은 외국 선수들과 부딪혀 보니 프로에서 더 높은 수준의 경기를 꼭 경험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송교창에게는 ‘명문대’라는 타이틀보다도 ‘더 좋은 환경에서 농구를 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하필 스타 군단이라 할 만큼 화려한 멤버를 자랑하는 KCC에 지명됐지만, 송교창은 ‘내 자리가 없겠다’는 조급함보다도 ‘더 배우자’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프로 무대에서 더 성장…의미 있는 고졸 스타

 
송교창은 프로에서 빨리 자리를 잡은 이유에 대해 “내가 정말 운이 좋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KCC는 송교창을 선발한 뒤 여름마다 미국에 보내 별도의 트레이닝 캠프를 소화하게 했다.
 
송교창은 “그때 미국에서 만난 버논 해밀턴 코치(이후 한국으로 와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KCC 육성 코치를 맡음)에게 ‘운동 선수의 몸을 만드는 것’부터 배웠다. 처음에는 근력, 민첩성을 키우는데 주력했고, 해밀턴 코치와 스킬 트레이닝을 추가로 했다”고 설명했다.
 
송교창의 장점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멀티 능력’이다.
 
그는 돌파와 장거리 슈팅 능력을 모두 갖춰 스몰 포워드 역할에 적합하지만 올 시즌에는 상대 외국인 선수를 수비하고 골 밑에서 버티는 파워 포워드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지난 시즌 팀의 포인트가드가 다쳤을 때 직접 볼을 운반하는 포인트가드 역할까지 했다.
 
어떻게 이런 멀티 능력을 갖추게 됐는지에 대답은 “해밀턴 코치와 했던 훈련 덕분”이었다. 송교창은 “프로에 와서 스킬 트레이닝을 계속하면서 드리블이나 콘트롤 기술이 좋아진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송교창은 프로 초창기 약점으로 지적됐던 외곽슛 능력도 스스로 업그레이드시켰다. 3점 슛 성공이 루키 시즌 ‘0’이었지만 3년 차에 ‘경기당 평균 0.3개’, 그리고 지난 시즌 ‘1.4개’까지 늘렸다. 지난 시즌 3점 슛 성공률은 38%였다.
 
그는 “슛은 타고난 재능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훈련하면 누구나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며 “요즘도 외곽 슛이 좀 안 좋아지면 ‘아, 내가 훈련이 부족했구나’ 싶어서 더 연습하려 한다”고 답했다.
 
2015년 그를 지명했던 추승균 전 KCC 감독이 송교창의 어마어마한 훈련량을 보고 놀라서 “훈련 좀 그만하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묻자 송교창은 웃으면서 “그건 아니다. 내가 다른 선수보다 특별히 훈련을 더 많이 하지는 않는다”면서 “내가 운동량이 많아지면 체중이 빨리 줄어드는데, 아마도 그것 때문에 감독님이 덜 하라고 하신 게 와전된 것 같다”고 했다.
 
스스로를 ‘멀티 플레이어’라고 자랑하진 않았지만, 송교창에게 가장 편안하고 자신 있는 포지션이 무엇인지 묻자 웃음으로 대답했다. 그는 “진짜로 잘 모르겠다”고 했다.
 
 
 

리그 최고 선수 인증, 그보다 우승

 
송교창은 MVP 욕심에 대해 “그보다 팀이 통합우승을 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그에게는 지난 시즌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송교창은 2019~20시즌 국내 선수 득점 1위(15.0점)에 오르고도 MVP 주요 후보에서도 밀려났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플레이오프 없이 리그가 조기 종료됐다. KCC는 4위에 머물렀다.
 
송교창은 “지난 시즌에 좋은 멤버가 모였기 때문에 정규리그에서 최고 성적은 아니었어도 단기전에 가면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시즌이 끝나버려서 정말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신인이었던 2015~16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 챔피언결정전에서 고양 오리온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이 있다. 아직 챔프전 우승 경험이 없다는 점에 대해 그는 “2018~19시즌 4강에서 탈락했는데, 먼저 4강을 넘어 챔프전에 가는 게 1차 목표다. 그리고 꼭 통합 우승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용인=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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