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손해", 팀은 서로 "이익", 묘한 LG와 두산의 트레이드
일간스포츠

입력 2021.03.28 12:42

트레이드로 LG에 입단한 함덕주와 채지선. 가운데는 차명석 LG 단장. [사진 LG 트윈스]

트레이드로 LG에 입단한 함덕주와 채지선. 가운데는 차명석 LG 단장. [사진 LG 트윈스]

팬들은 손해라고 하고, 양팀은 서로 이득이라고 한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고, 양팀은 서로 이득이라고 한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단행한 2대2 트레이드 이야기다.
 
LG는 지난 25일 두산에 내야수 양석환(30)과 투수 남호(21)를 내주고, 투수 함덕주(26)와 채지선(26)을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잠실 라이벌인 두 팀은 좀처럼 선수를 바꾸지 않는다. LG 트윈스 전신이 MBC 청룡 시절을 포함해도 이번이 다섯 번째다. 최근 사례는 2008년 6월 3일 이성열·최승환↔이재영·김용의다. 아직도 이적 후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LG 김용의 뿐이다.
 
야구 커뮤니티에선 트레이드 발표 전부터 양석환과 함덕주가 트레이드 대상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최종 트레이드가 2대2로 진행된 것도 화제였다. 공교롭게도 이번엔 양팀 팬들 중 상당수가 '우리 팀이 손해'라는 반응이 많았다.
 
트레이드 직후 두산 유니폼을 입고 LG전에 출전한 양석환. [뉴스1]

트레이드 직후 두산 유니폼을 입고 LG전에 출전한 양석환. [뉴스1]

 
양석환은 1루수와 3루수를 볼 수 있는 중장거리 타자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2018년엔 22홈런을 친 경력이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40경기를 뛰어 적응도 끝났다. 프로 3년차 왼손투수 남호는 지난해 이미 선발로 나가 경험을 쌓기도 했다. 시속 140㎞대 중후반의 빠른 공을 던진다. 류지현 LG 감독도 올해 예비 선발로 남호를 생각했다. 
 
함덕주는 2013년 두산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통산 311경기에 등판해 30승 19패 55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기록에서도 드러나듯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모두 경험했다. 2018 자카르타-팔레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를 받았다. 2015년 프로에 뛰어든 우완 채지선은 지난해 1군에 데뷔해 37경기에서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LG 팬들은 우타 대타 1순위이자 언제든지 내야 두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양석환의 공백이 아쉽다. 남호 역시 향후 선발로 자라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두산 팬들은 FA로 떠난 오재일(삼성)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지만, 함덕주까지 내줘야 하는 것이 불만스럽다는 반응이다.
 
두산 유니폼을 갈아입은 좌완 남호. [뉴스1]

두산 유니폼을 갈아입은 좌완 남호. [뉴스1]

 
정작 구단들은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오히려 서로 '우리가 이익'이라는 반응이다. 차명석 LG 단장은 구단 유튜브에 출연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당장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 결단을 내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선발투수로 생각했던 선수 들 중 상당수가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선발 자원이 필요했고, 함덕주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선발들이 복귀하면 함덕주를 다시 불펜으로 기용할 가능성도 있다.
 
두산은 1루수 후보로 꼽았던 김민혁과 신성현이 시범경기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자 양석환을 점찍었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1루수 수비도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대신 함덕주의 빈 자리를 메울 선수로 남호를 받아 출혈을 최소화했다. 채지선은 같은 우완 불펜요원이 많아 상대적으로 손실이 적다는 계산이다.
 
두 팀의 손익계산서는 다른 시기에 나올 듯하다. LG는 올시즌이 대권 도전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윈 나우'를 위해 내린 결정이다. 올해 성적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 두산은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 양석환은 오랫동안 두산 1루를 지킬 수 있고, 보낸 함덕주도 젊은 선수였다. 남호 역시 미래 자원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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