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서울 SK가 정규리그 막판 상위 팀들의 발목을 연달아 잡고 있다.
SK는 지난 25일 전주 KCC를 76-73으로 이겼다. 이 경기 전까지 KCC는 자력 우승이 가능한 매직 넘버가 ‘2’였다. 만일 SK를 잡았다면 지난 주말 정규리그 우승 축포를 터뜨릴 수 있었다. 그러나 KCC는 SK를 상대로 높이에서 밀리며 리바운드 싸움에서 완패했다.
SK는 1위 KCC를 잡은 데 이어 지난 29일에는 6강행을 확정하려는 kt도 저지했다. SK는 ‘통신 라이벌’ kt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83-64로 크게 이겼다. 안영준이 14점, 최부경이 13점을 책임지는 등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kt는 이날 SK를 잡았더라면 6강행을 완전히 굳힐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SK가 정규리그 막판 상위 팀을 연달아 잡는 건 이변이 아니다. 당초 SK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을 정도로 탄탄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가드 김선형과 양우섭이 모두 득점력이 뛰어나고 슈터 변기훈, 빅맨 최부경까지 국내 선수 스쿼드를 보면 우승 후보라는 말이 손색없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주전들의 줄 부상이 이어지는 바람에 문경은 SK 감독의 구상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 부상자들이 점차 돌아오고 팀이 자리를 잡은 건 정규리그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었다. 불의의 부상 탓에 시동이 너무 늦게 걸렸다.
문경은 감독은 kt전 승리 후 “올 시즌 20승 넘게 했지만 kt전처럼 미리 준비한 플랜대로 잘 움직인 경기가 없었다”고 했다. SK로서는 늦게 걸린 시동이 아쉬웠다. 문경은 감독은 “올 시즌 경기력이 들쭉날쭉했다. 그런 건 시즌 중에 잡을 수가 없었다. 많이 배운 시즌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