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에가 쓴 수영 인간승리 드라마…”코로나 시대에 스포츠의 힘 느껴”
일간스포츠

입력 2021.04.06 15:20

이은경 기자
이케에 리카코가 지난 5일 열린 일본 수영선수권대회 100m 접영 결승에서 기록을 확인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케에 리카코가 지난 5일 열린 일본 수영선수권대회 100m 접영 결승에서 기록을 확인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도쿄올림픽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올림픽 예선무대의 인간승리 드라마로 벌써부터 일본이 뜨겁다.
 
지난 5일 열린 일본수영선수권대회(도쿄올림픽 경영 일본대표선발전)에서 이케에 리카코(20)가 백혈병 투병 끝에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이케에는 여자 접영 100m 결승에서 57초77로 우승했다. 해당 종목에서 올림픽 기준기록을 넘지는 못했지만 혼계영 선발 기준(57초92)을 넘어 일본 경영대표팀 혼계영 멤버로 출전권을 얻었다.
 
6일 일본 현지 스포츠지들은 이케에의 소식을 일제히 1면에 실었다. ‘기적의 우승’, ‘이케에 피버’라는 제목이 달렸다.
 
이케에는 고등학생(만 18세)이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일본 수영 최초로 6관왕에 오르며 일본의 수영 여왕이자 국민 여동생이 됐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도 꿰찼다. 
 
아시안게임에서 떠오른 신성이 차기 올림픽 제패를 꿈꾸는게 당연한데,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던이케에는 2019년 2월 8일 청천벽력 같은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그해 여름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다른 나라의 선수들도 이케에의 쾌유를 기원하고 응원했다.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것이 어쩌면 이케에에게는 부활을 위한 동기부여가 됐을 수도 있다. 이케에는 골수이식 수술을 받고 2019년 12월 퇴원했고, 이후 항암 치료를 받다가 2020년 8월 자국 대회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그리고 만 7개월 만에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케에 리카코가 여자 접영 100m 우승 시상식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이케에 리카코가 여자 접영 100m 우승 시상식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일본의 ‘스포니치 아넥스’는 6일 기사에서 백혈병 전문의인 에도가와 병원 묘조 토미히로 교수의 말을 인용해 “대회 출전만으로도 믿을 수가 없는데, 올림픽 기준 기록을 돌파한 것은 기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2019년 여름 골수 이식 수술 후 단기간에 근력을 만들고 뛰어난 경기를 해낸 건 타고난 소질보다도 본인의 뜨거운 열정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는 “백혈병 투병 중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현지 매체들은 오히려 이케에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걱정하면서 “아직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코로나 상황도 여전히 심각하다. 이케에 선수가 지나친 관심으로 부담을 갖지 않도록 배려하자”고 말하고 있다.
 
한편 도쿄올림픽 일본 수영 대표팀에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이리에 료스케(31)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남자 배영 100m에서 출전권을 따냈다.
 
이로써 이리에는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도쿄까지 올림픽 무대에 4회 연속 출전한다. 기타노 고스케, 마쓰다 다케시와 나란히 일본 수영의 최장 연속 기록이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이 1년 미뤄졌기 때문에 사실상 이리에가 가장 오랜 기간 올림픽에 나간 일본 수영 선수가 됐다.
 
이리에는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배영 200m)과 동메달(배영 100m)을 따낸 후 리우에서 빈손으로 귀국했다. 한때 은퇴를 생각했지만 ‘훌륭한 후배 선수들과 다시 경쟁하고 싶어서’ 도쿄올림픽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이리에는 ‘도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코로나 시대에 스포츠가 무엇을 할 수 있냐고 물으면 솔직히 말해서 나도 모른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이케에 리카코 선수의 수영을 보고 수영 선수로서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큰 용기를 얻었다. 다시 한 번 스포츠의 힘은 이런 것이구나 하고 깨닫게 해주었다. 그런 마음을 갖고 레이스를 소중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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