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역사에 길이 남은 강타자 베이브 루스의 인기는 사후에도 여전하다. 다소 부끄러운 과거를 담은 편지마저 경매에서 20만1851달러(약 2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루스의 유품이 경매에서 고가에 팔리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이번 편지가 유독 화제를 모은 이유는 따로 있다.
미국 CBS는 9일(한국시각) 루스가 직접 쓴 편지의 낙찰 소식을 전하면서 "편지 수신자는 루스의 불륜 상대였던 넬 윌슨이다. 루스가 편지로 밀회 날짜와 장소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CBS는 이어 "루스는 당시 아내인 헬렌 우드퍼드에게 윌슨의 존재를 들키는 것을 두려워했다. 편지 안에는 '윌슨에게 전화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내용도 있다"고 설명했다.
루스는 19세였던 1914년 미국 보스턴 지역 커피숍에서 일하던 우드퍼드와 결혼해 일찌감치 가정을 꾸렸지만, 1925년 윌슨과의 불륜 사실이 발각돼 별거를 시작했다. CBS는 "둘 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 이혼은 하지 않았지만, 부부 관계는 깨진 지 오래였다"고 덧붙였다.
우드퍼드는 1929년 1월 화재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루스는 3개월 뒤 여배우 클레어 호지슨과 재혼했고, 1948년 8월 후두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함께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