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독주체제 반감? 11팀이 방관한 결과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1.04.23 06:00

최용재 기자
지난 21일 열린 K리그1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경기. 울산 이동준이 전북 수비진을 돌파하다 반칙을 당해 넘어지고 있다. 두 팀은 이날 0-0 무승부를 거뒀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 21일 열린 K리그1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경기. 울산 이동준이 전북 수비진을 돌파하다 반칙을 당해 넘어지고 있다. 두 팀은 이날 0-0 무승부를 거뒀다. 연합뉴스 제공

 
지금 K리그1(1부리그)은 전북 현대의 시대다.
 
전북은 2009년 첫 우승을 차지한 후 지난 시즌까지 8회 우승(2009·2011·2014·2015·2017·2018·2019·2020)을 차지했다. K리그 역대 최다 우승 신기록이다. K리그 최초로 4연패에 성공하기도 했다. '어우전(어차피 우승은 전북)'이 진리가 된 이유다. 2021시즌도 우승이 유력해 보인다. 11라운드를 치른 현재 전북은 리그에서 유일하게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8승3무, 승점 27로 2위 울산 현대(승점 21)와 격차가 난다. 
 
이런 전북의 독주체제에 반감을 가진 이들도 있다. 한 팀이 독주를 하게 되면 리그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의외성과 경쟁 구도가 없는 리그는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분석이다. 21일 울산과 전북의 11라운드가 열리기 전 만난 홍명보 울산 감독 역시 "한 팀이 독주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흥미 요소가 조금 없다"고 밝혔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한 팀의 독주가 리그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이전 K리그에서 독주 없이 다른 팀들이 리그 우승을 할 때도 흥행은 잘 되지 않았다"며 "타이거 우즈가 항상 우승을 할 때 골프가 더 재미있어졌고, 관심도 많아졌다. 전북이 5연패를 이룬다면 K리그에 관심이 없던 팬들도 전북이 얼마나 잘 하는지에 관한 궁금증을 가질 거라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김상식 감독의 말대로 독주가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우즈가 그랬고,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마이클 조던이 이끄는 시카고 불스가 독주를 할 때 역시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어떤가. 독일 분데스리가 8연패를 달성한 팀이다. 유럽에서 평균 관중이 가장 많은 리그는 다름 아닌 바이에른 뮌헨이 8년 연속 우승한 분데스리가다. 
 
전북은 2000년대 후반부터 과감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은 2000년대 후반부터 과감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흥행의 부정적인 요소는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전북이 독주를 해서가 아니다. 전북의 독주를 방관하는 나머지 11팀의 책임이 크다. 2000년대 후반부터 전북만이 과감한 투자를 시도했다. 매 시즌 국가대표급 스쿼드를 꾸렸다. 반면 다른 클럽들은 서로 경쟁하듯 지갑을 닫았다. 전북이라는 절대 1강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전북에 이길 목표를 가지고 있는 팀이 몇 팀이나 되는지 묻고 싶다. 11팀들은 전북의 독주를 막아낼 의지도 힘도 없었다. 무기력했다. 전북의 우승을 당연시 받아들였고, 그들의 최종 목표는 준우승이었다.
 
전북의 투자와 독주는 찬사받아야 할 부분이다. 프로는 돈으로 말한다. 많은 돈을 투자한 전북이 우승하는 게 이치에도 맞다. 전북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전북만큼, 전북 이상으로 투자하면 된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실행하지 않고 있다. 투자하지 않은 나머지 팀들이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때다. 
 
그나마 최근 울산의 도전이 반갑다. 최근 몇년 동안 울산 역시 전북에 버금가는 투자를 시도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전북과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우승을 막지는 못했지만 울산의 등장으로 인해 전북은 긴장했고, 리그는 활기를 찾았다. 홍명보 감독은 "독주를 하는 팀은 이유가 있다. (전북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 다른 팀들도 많이 노력을 해야 한다. 울산도 전북과 격차를 더 좁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과 같은 팀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울산=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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