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IS] '돌부처'가 걸은 전인미답의 길, 그래서 더 특별했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1.04.25 19:00

배중현 기자
삼성 오승환이 25일 열린 광주 KIA전 개인 통산 3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경기 승리 후 오승환과 강민호가 포옹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오승환이 25일 열린 광주 KIA전 개인 통산 3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경기 승리 후 오승환과 강민호가 포옹하고 있다. 삼성 제공

 
'돌부처' 오승환(39·삼성)이 KBO리그 300세이브 금자탑을 쌓았다.
 
오승환은 25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원정경기 3-2로 앞선 9회 말 등판, 1이닝 무실점하며 시즌 5세이브이자 개인 통산 300세이브째를 올렸다. 지난 13일 대구 한화전 이후 좀처럼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모처럼 잡은 기회에서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웠다.
 
300세이브는 KBO리그 역사상 오승환이 최초.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통산 300세이브를 넘긴 투수는 총 30명(현역 2명)밖에 되지 않는다.
 
세이브 상황은 극적으로 만들어졌다. 삼성은 이날 KIA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7이닝 2실점)에 꽁꽁 묶여 4회 초까지 0-2로 뒤졌다. 하지만 5회와 6회 1점씩 추가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9회 마지막 공격 2사 만루 박해민 타석에서 KIA 투수 정해영의 폭투가 나왔고, 3루 주자 구자욱이 홈으로 쇄도해 결승점을 뽑았다. KIA 더그아웃에서 비디오판독까지 신청할 정도로 타이밍이 아슬아슬한 상황. 그러나 세이프를 선언한 원심이 바뀌지 않았다. 불펜에서 서서히 몸을 풀고 있던 오승환에게 '출격 신호'가 떨어졌다.
 
9회 말 마운드를 밟은 오승환은 첫 타자 박찬호를 4구째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초구부터 4구 연속 '돌직구'만 던졌다. 좌전 안타를 허용한 후속 최원준 타석에서도 고집스럽게 직구만 4개 연속 포수 미트에 꽂았다.
 
1사 1루에서 김선빈을 유격수 플라이로 아웃시킨 오승환은 KIA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마저 3구째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노련하게 시속 137㎞ 포크볼을 구사해 배트를 유인했다. 머릿속에 '직구'만 생각한 터커와의 수싸움에서 압승을 거뒀다. 오승환다운 모습으로 300세이브를 채웠다. 그는 세이브가 확정된 뒤 포수 강민호를 끌어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KBO 개인통산 300세이브의 대기록을 달성한 삼성 오승환이 동료들의 생크림 세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KBO 개인통산 300세이브의 대기록을 달성한 삼성 오승환이 동료들의 생크림 세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오승환은 경기고 시절 팔꿈치 통증으로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한 바 있다. 단국대 1학년 때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3학년 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2005년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로 삼성에 지명됐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성장했다. 데뷔 첫 시즌 중간 계투로 시작해 마무리 투수 자리를 꿰찼다. 2006년과 2011년에는 KBO리그 단일 시즌 최고 기록인 47세이브를 수확했고 통산 구원왕에 다섯 번이나 오를 정도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았다.
 
세이브와 관련된 각종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2009년 5월 5일 대전 한화전에서 최연소, 최소경기 150세이브 고지를 밟았고, 2011년 8월 12일에도 최연소, 최소경기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통산 277세이브를 기록한 2013년 11월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과 계약하며 해외 리그에 도전했다. 이어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거쳐 2019년 8월 KBO리그 복귀를 선택, 300세이브를 향해 진격했다.
 
오승환은 "300세이브를 달성할 동안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동안 함께 운동했던 선배, 동료, 후배들 모두의 도움 덕분에 기록할 수 있었다.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첫 번째로 생각하면서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우리 컨디셔닝 코치님들께 특별히 감사드린다. 홈구장에서 다양한 이벤트로 축하해주신 프런트 분들께도 고맙다. 특히 매 경기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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