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의 아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2·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게레로 주니어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홈경기에서 3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홈런 3개를 포함해 7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게레로의 홈런쇼를 앞세운 토론토는 워싱턴을 9-5로 이겼다.
첫 타석에서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난 게레로 주니어는 팀이 0-3으로 지고 있던 3회 말 1사 만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섰다. 이번에는 다른 결과를 만들었다. 워싱턴 선발투수 맥스 슈어저의 4구째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415피트(126m) 만루 홈런을 작렬시켰다. 게레로 주니어의 만루 홈런으로 토론토는 순식간에 역전에 성공했다.
게레로 주니어는 다음 타석에서도 슈어저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렸다. 6-3으로 앞선 5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슈어저가 던진 94.1마일(151.46m)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 라인 드라이브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436피트(132m)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타구는 110.5마일(177.8km)의 속도를 보였다.
게레로 주니어가 슈어저를 상대로 때려낸 홈런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아버지 블라디미르 게레로(46)에 이어 아들이 같은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게레로는 슈어저를 상대로 2010년, 2011년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또한 게레로 부자는 사이영상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빼앗은 역대 5번째 부자 선수가 됐다.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게레로 부자에 앞서 사이영상 투수에게 홈런을 때려낸 부자 선수로는 켄 그리피 시니어-주니어, 할-브라이언 맥레이, 호세 크루즈 시니어-주니어, 번-밴스 로가 있다.
게레로 주니어의 아버지 블라미디르 게레로는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타격 솜씨를 보인 거포로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1996년부터 2011년까지 활약했던 그는 통산 2147경기에서 타율 0.318, 449홈런, 1496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게레로 주니어는 슈어저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후에도 식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그는 7-5로 앞선 7회 말 워싱턴 불펜투수 카일 피네건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만들었다.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쐐기포이자 이날 세 번째 홈런이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게레로 주니어는 1901년 이래 한 경기에서 3개의 홈런과 7타점을 기록한 최연소 선수가 됐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모든 것이 좋은 느낌이다. 나는 지금 매우 축복받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료들의 나에 대한 믿음, 그리고 이를 위해 내가 노력한 모든 것과 준비 과정들이 결실을 본 결과이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블라디미르 게레로 또한 트위터에 “내 아들을 위한 밤이다. 모든 힘든 훈련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라고 적었다.
상대편 선수도 게레로를 인정했다. 워싱턴의 내야수 조쉬 벨은 “나는 오늘 밤 게레로 주니어의 모든 타석이 정말 놀랍고 특별하다고 느낀다”라며 “프랜차이즈 슈퍼스타가 활약하는 것을 보는 게 재밌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지난겨울 19kg 체중 감량에 성공한 게레로 주니어는 올 시즌 22경기에서 타율 0.360, 7홈런 1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