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4일 현재 13승 12패를 기록, 두산·SSG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개막 후 줄곧 선두 경쟁을 펼쳤지만, 지난 주말 삼성과의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줘 미끄러졌다.
타격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1~2일 경기에서 삼성보다 1개·3개의 안타를 더 쳤지만 2-8, 4-6으로 졌다. 삼성과 주말 3연전에서의 득점권 타율은 26타수 3안타(0.115)에 그쳤다. 잘 맞은 타구가 상대 호수비에 잡히거나, 수비 시프트에 걸린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찬스에서 약했다.
LG의 타선 부진은 비단 주말 3연전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범경기에서 팀 타율 0.215로 10개 팀 중 최하위였다. 2주간 남부 원정 캠프를 진행했고,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한 영향도 있다.
하지만 개막 후에도 마찬가지다. 4일까지 팀 타율은 0.233으로 역시나 최하위다. 리그 평균 0.259에 한참 못 미친다.
규정 타석을 채운 59명 중 하위 10걸에 LG 소속이 무려 5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유강남(0.230)과 로베르토 라모스(0.212), 이형종(0.209), 김민성(0.205)을 비롯해 오지환은 유일한 1할 타자(0.190)다. 팀 내 타율이 가장 높은 홍창기(0.326)와 결승타 6개 김현수(0.297)를 제외하면 모두 이름값에 훨씬 어울리지 않는 초반 성적표다.
특히 팀 득점권 타율은 0.188로 지난해 0.312에서 한참 떨어졌다. 찬스를 잘 만들고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백약이 무효하다. 타선을 바꾸고 엔트리 변경을 이뤄도 반전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결국 이형종과 이천웅이 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류지현 LG 감독은 "둘 다 의욕이 많지만 결과가 안 좋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아 보였다.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한석현과 문보경 등 새 얼굴이 활력소가 되고 있으나, 결국 주축 선수들이 힘을 보태야 한다. 손가락 부상을 당한 채은성이 일단 2일 합류했다.
LG는 지금까지 마운드의 힘으로 버텼다. 하지만 타선의 침묵이 길어지면 이기는 경기에서도 박빙의 승부가 계속돼 마운드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시원시원한 타격이 절실히 필요하다.
류지현 감독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부담감을 느끼는 듯하다. 특히 득점권에서 더 그런 모습이다. 그래서 부담감을 조금 털고 편하게 하자고 얘기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