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전에 8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최근 타격 부진으로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하다 29일 이후 5일 만에 받은 기회다.
김하성은 이날 경기에서 첫 존재감을 타격보다 수비에서 먼저 보여줬다. 2회 초 2사 상황에서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인 미구엘 디아즈가 갑자기 흔들렸다. 디아즈는 그레고리 폴랑코에게 볼넷과 도루를, 케빈 뉴먼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득점 위기를 맞이했다.
디아즈는 좀처럼 스스로 위기를 탈출하지 못했다. 2사 1, 2루 상황에서 다음 타자인 마이클 페레즈 역시 제압하지 못하면서 1루와 2루 사이를 빠르게 지나가는 타구를 허용했다. 적시타가 될만한 코스였지만 2루수였던 김하성이 뛰어들었다. 다이빙 캐치로 타구를 낚아챈 후 1루수인 크로넨워스에게 송구해 2회의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만들며 실점을 지웠다.
쉽지 않은 타구였다. MLB 타구 데이터를 제공하는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페레즈의 타구는 89.2마일로 속도는 특별하지 않았지만 좋은 코스로 날아간 덕분에 기대 타율(xBA)은 0.470으로 높은 편이었다. 김하성의 호수비가 안타와 타점 하나를 지워낸 셈이다.
타격에서 아직 증명하지 못한 만큼 수비에서의 활약은 고무적이다. 김하성은 현재 고정 포지션 야수가 아닌 유격수와 2루수, 3루수, 외야수까지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포지션에서 호수비를 만들어낸다면 그만큼 많은 기회를 통해 타격에서의 적응도 노릴 수 있다.
현지 매체들도 김하성의 호수비를 칭찬했다. MLB는 공식 SNS를 통해 김하성의 수비 영상을 올리면서 “김하성의 플레이를 봐 봐(What a play by Ha-Seong Kim!)” 이날 호수비를 칭찬했다. MLB.com의 샌디에이고 담당 기자인 AJ 캐서벨 역시 “김하성이 이 정도 수비 범위를 가졌다고?”라며 “김하성의 뛰어난 다이빙 캐치 덕분에 1점을 지켜 0-0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