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의 희비가 또 갈렸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차량 판매와 실적 모두 회복세지만, 외국계 완성차 3사인 한국GM·르노삼성자동차·쌍용자동차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5일 각사 집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사의 지난달 국내외 총 판매량은 총 63만691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67만6623대와 비교하면 6.8%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6.9% 늘었지만, 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공장 생산 차질 및 판매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현대차와 기아가 비교적 선전한 가운데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3사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4월 국내 7만219대, 해외 27만5558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4만577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1.2% 감소, 해외 판매는 185.1% 증가한 수치다.
기아는 지난달 국내 5만1128대, 해외 19만8606대 등 전년 동기 대비 78.0% 증가한 24만973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는 1.5% 증가, 해외는 120.9% 증가한 성적이다.
반면 한국GM·르노삼성차·쌍용차 등 3사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쌍용차의 지난달 완성차 판매량(4351대)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7% 급감했다. 르노삼성차(9344대)와 한국GM(2만1455대)도 각각 28.6%, 25.4%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불안과 소비자의 지갑을 열 만한 신차 부족 등으로 판매 부진이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전망도 어둡다는 데 있다.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올해 내놓을 신차가 없다. 쌍용차도 자금난 등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여서 신차 개발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외국계 완성차 3사의 경영 사정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시장 철수설마저 나오면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 부닥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