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2년 차 좌완 투수 오원석(20)은 1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올 시즌 5번째 선발 등판을 가졌다. 5이닝 동안 4피안타·5볼넷을 기록했다.
2회 초 선두 타자 김재환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실투가 되며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야수 실책 탓에 위기에 놓인 3회 투구에서는 박건우와 김재환, 두산 3·4번 라인을 모두 범타 처리하며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4회 1사 2루에서 강승호에게 유도한 땅볼을 SSG 유격수 박성한이 펌블하며 타자 주자의 출루를 허용했고, 이어진 상황에서 허경민에게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SSG 포수 이재원은 타자 주자의 2루 진루를 막기 위해 2루 송구를 시도했지만, 공이 야수 키를 넘기며 3루를 밟았던 김재호까지 홈을 밟았다. 오원석의 실점은 4점이었지만, 자책점은 1점뿐이었다.
이 상황에서 인상적인 승부를 보여줬다. 오원석은 이어진 상황에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사구를 내주고, 박건우에게도 볼넷을 허용하며 다시 만루에 놓였다. 대량 실점 위기. 그러나 앞선 2회 승부에서 홈런을 맞은 김재환에게 삼진을 뽑아냈다.
정면 승부였다. 1·2구 모두 직구를 뿌려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후 공 3개는 모두 볼. 풀카운트에서도 몸쪽에 시속 137㎞ 포심 패스트볼을 뿌렸다. 한 번은 변화구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김재환의 스윙 타이밍은 매우 늦었다. 오원석이 위기를 잘 벗어났다.
오원석은 4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올 시즌 첫 선발로 나섰다.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한 기존 선발진의 공백을 메웠다. 4⅔이닝 3자책점을 기록했다. 2번째 등판이었던 인천 KT전에서도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두산전은 실책에 발목 잡혔지만,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줬다.
잠실 경기에서는 신인 투수가 리그 최고 교타자를 힘으로 제압했다. 삼성 1차 지명 좌완 신인 투수 이승현(19) 얘기다. 최근 콜업돼 지난 14일 잠실 LG전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이날 LG전에서 데뷔 2번째 등판에 나섰다.
선두 타자로 상대한 유강남에게 사구를 허용했고, 후속 타자 정주현의 희생번트 때 2루 진루를 내줬다. 리그 정상급 선구안을 가진 홍창기에게도 볼넷 허용. 이 상황에서 오지환을 파울 플라이로 잡아낸 뒤 통산 타율 0.322를 기록 중인 LG 간판타자 김현수를 상대했다.
이승현도 오원석처럼 김현수를 상대로 직구 승부만 펼쳤다. 시속 149~150㎞ 묵직한 공을 뿌렸다. 1·2구 모두 헛스윙을 유도했다. 볼 2개를 던진 뒤 뿌린 5구. 바깥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로 들어가며 김현수의 스윙을 무너뜨렸다.
대구 상원고 출신 이승현은 이의리, 김진욱 등과 함께 올 시즌 입단한 좌완 신인 투수 중 가장 기대받는 유망주로 꼽혔다. 퓨처스리그에서 6경기에 출전해 가능성을 확인받았고, 12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14·17일 LG전 모두 무실점 투구. 기록보다 과감한 승부를 펼친 점이 더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