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 부산 유스 지도자, 구단의 '퇴직금 미지급' 노동청 신고…소송 준비
일간스포츠

입력 2021.05.21 05:01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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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에서 10년 넘게 유소년 팀을 지휘했던 지도자 A와 B가 고용노동부 부산북부지청에 미지급 퇴직금을 달라는 진정을 제기했다. A·B는 "퇴직 후 구단에 퇴직금 지급을 요청했으나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 산하 유소년 지도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 지가 쟁점이다. 
 
A·B의 노무사는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을 묻지 않고 그 실질이 어떠한 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고 전제한 뒤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했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해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나와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B가 근로자로 판단할 수 있는 요소들을 설명했다. ▶구단이 업무내용을 정하고, 내부규정에 적용을 받는 점 ▶구단이 상당한 수준을 넘어선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하고 있는 점 ▶구단이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해 구속하고 있는 점 ▶A·B 스스로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제3자를 고용해 업무를 대행할 수 없는 점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 초래의 위협이 없는 점 ▶보수의 성격이 서비스 제공의 대가인 점 ▶기본급과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 점 ▶구단과 A·B 사이에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이 있는 점 등을 제시했다.  
 
A는 "학기 중 매일 9시에 사무실에 출근을 했다. 부산 구단만이 시도하고 있는 특수한 행사가 있어 매일 오전 부산 내 학교들을 다니며 수업을 했다. 사무실로 복귀해 점심을 먹고 오후에 부산 유스 팀 훈련을 진행했다. 6시에 퇴근을 했다"며 "업무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시를 받았고, 카톡 채팅방을 통해 상시적으로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받았다. 정기회의, 진학회의 등과 함께 구단이 개최하는 친선축구대회, 구단대표자회의 회식, 교육일정에 의무적으로 참가했고, 볼보이를 섭외하는 등의 업무지시도 수행했다"고 밝혔다. 
 
또 A는 "부산이 이전 유소년 지도자 들 중 퇴직금 100%를 준 사람도 있고, 80%를 준 사람도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부산 역시 노무사를 선임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부산은 "근로자인지, 아닌지의 해석 차이다. 법적인 판례에는 이견이 있지만 부산의 입장은 명확하다. 유소년 지도자를 사무국 직원처럼 근로자로 볼 수 없다. 프로 감독도 퇴직금이 없다. 유소년 감독도 같은 범주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  
 
또 부산은 "부산뿐 아니라 K리그 전체,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의 해석도 그렇고 아직은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축구연맹에 문의를 했다. 유소년 지도자는 자격증이 있는, 전문능력을 가진 개인사업자로 본다. 축구연맹이 문건화시키지는 않았지만 명확하게 개인사업자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A·B의 주장에 대해 부산은 "직접적인 지시를 받았다는 건 그들의 주장이다. 전문성을 따져보면 구단이 터치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다. 매일 출근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개념의 차이가 있다. 그들은 훈련 스케줄에 맞춰서 사무실에 오는 거다. 별도 공간에 알아서 출근을 하는 것이다. 구단이 출근을 강제한 적이 없다"며 "훈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구단이 '어떻게 훈련을 하라', '몇시에 훈련을 하라' 등 지도하거나 컨트롤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퇴직금을 준 사례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퇴직금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 위로금, 생활지원금 형태로 지원해준 적은 있다. 공헌도를 따져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노동청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결론이 나오기까지 약 한 달 정도 걸릴 전망이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K리그 많은 클럽들이 겪고 있는 일이다. 과거 노동청 진정으로 퇴직금을 받을 사례도, 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 기준과 방향이 마련되지 않았다. 이 분쟁을 K리그 유소년 지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A는 "꼭 돈을 받기 위함은 아니다. 프로 산하 유소년 감독들이 불안정하게 살고 있다. 열심히 일했음에도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했다. 퇴직금은 최소한의 보장"이라며 "현재 부산 외 다른 클럽에서도 비슷한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구단에 찍힐까봐, 다른 직장을 구하지 못할까 두려워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더 많다. 내가 시작한 일에 많은 유소년 지도자들이 지켜보고 있고, 응원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B는 "학교 지도자는 근로자로 인정받는다. 4대보험이 적용되고 퇴직금도 받는다. 프로 산하 유소년 지도자들은 열악한 상황에 있다. 처우 개선을 위해 공론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사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A·B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다. 준비를 많이 했다. 증거도 충분히 모아놨다"고 밝혔다.  
 
부산은 "시대가 바뀌면서 많은 갈등이 생기고 있다. 법적인 부분을 따져봐야 한다. 시시비비를 법적으로 가릴 것이다. 구단의 명확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방향성을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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