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막을 내린 ‘2021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결승전에서 특혜를 받은 중국 대표 RNG가 우승했다. 2위로 4강에 오른 RNG는 1위인 한국의 담원 기아보다 유리한 일정에 경기를 치르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는데, 결국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대회 운영이 불공정했다는 점에서 왕좌의 가치가 퇴색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23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뢰이가르달스회들 실내 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2021 결승전에서 RNG가 담원을 3-2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MSI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각 지역 스프링 시즌 상위 팀들이 모여 한 해 상반기 최고의 자리를 가리는 대회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LCK) 대표로 담원이 출전해 11개 팀이 벌인 본선에서 선두를 달려 4강에 1위로 진출했고, LEC의 매드 라이온스를 꺾고 결승까지 올랐다.
RNG는 본선 2위로 4강에 올라 PSG 탈론을 잡고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문제는 4강전 일정에서 RNG가 특혜를 받았다는 점이다. RNG는 관례대로라면 담원보다 하루 늦은 22일 경기를 진행해야 했다. 하지만 담원보다 앞선 21일 4강전을 치르고 결승전에 앞서 휴식을 취하며 상대편 전력을 분석할 시간을 벌었다. 이는 1위인 담원에게 주어져야 할 혜택이었다.
주최사인 라이엇게임즈는 RNG가 귀국 비행기 편을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일정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담원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었다.
이에 담원이 소속된 한국 리그인 LCK 측에서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벌어진 결승전에서 양 팀은 5세트까지 접전을 펼쳤고 RNG가 담원에 3-2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RNG 측은 우승 후 특혜 논란에 대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것은 없다고 했다. 하루를 쉬었지만, 득을 본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e스포츠 관계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한 관계자는 “단기간 진행되는 큰 대회에서는 실력이라는 게 종이 한장 차이”라며 “별 것 아니 외부 요인이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승부를 좌우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최사가 대회 운영에 미숙한 점이 있었다고 본다”며 “이런 불공정 논란으로 대회 권위는 물론이고 RNG의 우승 의미가 퇴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관계자들이 아직도 스포츠 마인드가 부족한 것 같다”며 “MSI를 권위 있는 국제적인 스포츠로 봤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겠느냐”고 했다.
불공정한 상황에서도 분투한 담원은 준우승에 그쳤지만 한국에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추가 진출권 1장을 안겼다. 이에 한국은 올해 롤드컵에 총 4개 팀이 나갈 수 있게 됐다.
라이엇 게임즈는 이번 MSI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팀을 배출한 지역은 물론, 지난 국제 대회 성적을 기반으로 산정한 파워 랭킹을 바탕으로 최상위에 오른 팀(우승팀과 겹칠 경우 차순위)에게 월드 챔피언십 진출권을 추가로 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