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 '우신사' 잘 안되는 무신사의 분투기
일간스포츠

입력 2021.05.27 07:00

서지영 기자

웃돈 주고 여성복 플랫폼 29CM 인수
W컨셉 인수전서 신새계에 고배, 29CM 3000억에 사들여
10대 스트리트패션은 잡았지만, 그밖의 영역은 성과 못내와

무신사와 우신사 로고

무신사와 우신사 로고

 
여성복을 향한 국내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눈물겨운 분투가 계속되고 있다. 자체 여성 프리미엄 패션 편집숍 '우신사'의 성장이 더디고, 인수·합병(M&A) 경쟁에서 고배를 마시자 웃돈을 주고 인기 여성복 플랫폼을 사들였다. 일부에서 무신사가 다소 성급하게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스타일쉐어·29CM 인수…가격 평가 엇갈려   
 
무신사는 지난 17일 스타일쉐어와 자회사 29CM를 30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무신사가 스타일쉐어와 29CM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형태로, 독립경영과 고용 승계를 약속했다.  
 
스타일쉐어는 약 770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거느린 여성 패션 및 뷰티 플랫폼이다.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는 디자이너부터 기성 브랜드, 해외 명품 브랜드까지 총망라한다. 여러 브랜드와 제품이 뒤섞여 있으나 톡톡 튀는 개성은 살아 있다. 회원 중 80%가 15~25세 정도로 젊다. 
 
29CM는 '다이애그널' '셀로판' '미드나잇 서커스' 등 독창적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모아놨다. 회원 수는 약 330만명으로 구매 능력이 있는 30~40대 여성이 중심이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젊은 여성 고객들을 끌어안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스타일쉐어와 29CM는 이런 분위기에 딱 맞다.  
 
스타일쉐어와 29CM 홈페이지 갈무리

스타일쉐어와 29CM 홈페이지 갈무리

 
패션업계는 무신사의 스타일쉐어·29CM 인수 자체 보다는 3000억원이라는 인수 가격에 놀라는 분위기다.  

 
스타일쉐어는 지난해 초 시리즈D 투자 유치 당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2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후 개인정보 유출 이슈가 터지면서 매출은 물론 고객 유입이 크게 줄었다. 적자 폭도 2019년 41억원에서 지난해 107억원으로 늘었다.  
 
29CM는 국내 여성 패션 플랫폼 중 'W컨셉'에 이어 업계 2위다. 하지만 매출과 거래액 자체는 높은 편이 아니다. 지난해 스타일쉐어와 29CM의 매출은 총 400억원가량이었다. 거래액은 약 2500억~3000억원으로 추산한다. 매출과 거래액으로만 따진다면 전체 패션 플랫폼 내에서 5~6위권에 해당한다.    
 
업계에서 지난 4월 신세계그룹(SSG닷컴)이 인수한 W컨셉과 비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SSG닷컴은 무신사와 경쟁 끝에 2650억원에 W컨셉을 사들였다. W컨셉은 떠오르는 국내외 신진 디자이너의 브랜드를 소개하는 플랫폼이다. 30~40대 여성이 주 고객인데 평균 객단가가 약 13만원에 달할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 반면 무신사가 사들인 스타일쉐어·29CM 보다 400억원가량 싸다.  
 
업계 A 관계자는 "스타일쉐어는 내림세가 뚜렷하다. 무신사가 W컨셉을 놓쳤고, 여성복을 키우려는 의지가 크다 보니 얼마 남지 않은 선택지를 급하게 물었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여성복 평정의 꿈 이룰까 
 
무신사가 스타일쉐어·29CM 인수를 잘못했다고 예단하긴 이르다. M&A는 비싸게 샀더라도 가치를 배 이상으로 키울 수도 있고 이를 되팔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29CM는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가 2018년 GS홈쇼핑으로부터 300억원에 인수한 플랫폼이다. 스타일웨어와 통매각이긴 했지만 5년 만에 두 배 이상의 차익을 냈다. 
 
업계 B 관계자는 "인수가가 비싸다, 싸다 논하기는 적절하지 않다. 스타일쉐어·29CM를 3000억원에 인수했다면 가치를 키우면 되기 때문"이라면서도 "이커머스 패션 플랫폼이 주목받으면서 가격 형성도 다소 높게 이뤄지는 시점이라고 볼 수는 있다. 무신사도 그 시기에 스타일쉐어와 29CM를 사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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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의 지난해 거래액은 1조2000억원이다. 시작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과했으나, 현재 국내 10대 스트리트 패션 시장을 집어삼킨 공룡이 됐다. 무신사는 2019년 세콰이아캐피탈에서 투자금 2000억원을 유치하며 2조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무적' 무신사도 걱정거리는 있다. 우신사다. 
 
무신사는 2016년부터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플랫폼인 우신사에 돈을 쏟아왔다. 그러나 성장과 매출 상승세가 더디다. 반면 구설은 많다. 무신사는 지난해 우신사 고객 타깃층에만 쿠폰을 뿌렸다가 10대 남성 고객에게 뭇매를 맞았다.   
 
A 관계자는 "요즘 무신사는 망해가던 브랜드가 들어가도 되살아 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면서도 "10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의 남성 고객 외에 30대 여성은 잡지 못한 상황이다"고 평가했다. 
 
B 관계자는 "해도 안 되는 우신사에 투자를 하기보다는 스타일쉐어와 29CM를 사들여서 (타깃층을) 잡고 시작하겠다는 것 아니겠나"며 "스타일쉐어와 29CM가 연령대 부분에서 무신사와 비슷한 측면도 있다. 무신사가 이번 인수로 못 잡은 30대 여성층을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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