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22·키움)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목받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유격수 김하성(26·샌디에이고)의 빈자리를 채울 첫 번째 대안이었다. 2017년 1군 데뷔 후 전천후 내야 백업으로 뛴 그에게 찾아온 천금 같은 '주전 기회'였다.
부담이 컸던 걸까. 4월 월간 타율이 0.219(96타수 21안타)로 낮았다. 더 큰 문제는 수비. 리그 최다인 실책 8개를 범했다. 공교롭게도 소속팀 키움의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4월 팀 승률이 0.417(10승 14패)로 KBO리그 9위까지 떨어졌다. "김하성의 빈자리가 크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김혜성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도 점점 늘었다.
그는 5월에 반등했다. 타율을 꾸준히 끌어올렸고, 실책도 줄였다. 공·수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김혜성을 5월 셋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김혜성은 이 기간 5경기에 출전해 타율 0.600(20타수 12안타), 1홈런, 6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주간 리그 타격 1위. 실책은 하나도 없었다. 키움은 전승을 거두며 상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김혜성은 현재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도쿄올림픽 출전과 도루왕 도전이다. 내야 전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태극마크를 노린다. 도루는 첫 20번의 시도를 모두 성공해 리그 1위. 두 목표 모두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만큼 최근 페이스가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는 "더 보완해야 한다. 부족한 점이 많다"며 몸을 낮췄다.
-수상 소감은. "주간 MVP는 처음 받는 상이다. 얼떨떨하다. 올 시즌 내내 이번 주처럼 계속 잘했으면 좋겠다."
-주간 타격감이 좋았던 비결은. "강병식 타격 코치님께서 잘 지도해주신다. 타격감이 좋았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영상을 보시면서 차이점을 잘 알려주신다. 자세하게 설명하긴 어렵지만, 훈련 방법을 바꾼 것도 잘 맞는다. 감사하다."
-5월 성적 전체가 향상됐는데. "4월에 워낙 좋지 않아서 5월에 좋아진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는 건 아닐까. 4월에는 생각도 많고 욕심도 많았다. 이젠 그런 걸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 부분이 결과로 연결되는 것 같다."
-김하성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욕심이 있었나. "아무래도 주전으로 뛰는 거니까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수비도 안정감을 찾았는데. "실책을 많이 줄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공격도 중요하지만 수비에서 안정감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4월에 실책이 많아) 위축되기보다 아주 아쉬웠다. 나 자신에 실망도 컸다. 마음이 너무 앞서지 않았나 싶더라. 그래서 편하게 하려고 한다. 감독님, 코치님, 팀 동료를 비롯해 주변에서도 다들 응원해주시고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다. 그 덕분에 기분 좋게 경기를 할 수 있다."
-압도적인 도루 1위이다. "어떤 거든 1등은 의미 있는 거니까 도루왕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이라서 딱히 의식하진 않는다. (기록에 욕심보다) 팀에 도움이 될 때만 뛰고 있다."
-도쿄올림픽 출전도 관심사인데.
"올림픽을 목표로 하지 않는 선수는 없을 거다. 누구나 가고 싶어 할 거고, 나 역시 똑같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더 보완해야 할 점을 꼽는다면.
"정말 많다. 수비를 더 잘해야 한다. 타격에서도 지금처럼 출루를 많이 하면서 찬스를 연결해야 한다. 백업일 때나 주전으로 나갈 때나 항상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