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은 지난겨울 삼성이 장착한 '비장의 무기'였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4년 최대 총액 50억원을 투자해 장착했다. "과다 지출"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타선 보강이 필요한 삼성으로선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작동하지 않았다. 개막을 앞두고 옆구리 복사근 근육이 찢어져 전열에서 이탈했다. 스윙에 민감할 수 있는 부위를 다쳐 4월 27일에야 1군에 '지각 등록' 됐다.
더 큰 문제는 타격감이었다.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았다. 특히 기대했던 홈런포가 잠잠했다. 하지만 오재일은 지난달 26일 창원 NC전에서 3타수 2안타(2홈런) 3타점을 폭발했다. '창원의 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창원 원정에서 삼성 이적 후 첫 멀티 홈런 손맛을 봤다. 이어 29일 대구 두산전에서는 4타수 4안타(2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친정팀' 두산의 마운드를 맹폭하며 삼성의 16-4 대승을 이끌었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오재일을 5월 넷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오재일은 이 기간 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18타수 6안타), 4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리그 주간 홈런 1위. 장타율(1.056)과 출루율(0.350)을 합한 OPS가 1.406으로 높았다. 오재일의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삼성의 중심타선은 무게감이 달라졌다.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 지난해 팀 내 홈런 1위 김동엽과 함께 사자군단의 진격을 이끈다.
-주간 MVP로 선정된 소감은. "먼저 선정해주셔서 감사하다.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플레이하고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까지 얻게 돼 기쁘다."
-공교롭게도 창원에서 멀티 홈런을 때려냈는데. "특별히 창원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타격감이 좋을 때 창원에서 경기해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어느 특정 구장에서 강하다는 건 개인적으로 느끼지 못한다."
-홈런을 몰아쳤는데. "타격감이 좋을 때 큰 타구가 많이 나왔을 뿐이다. 몰아치는 데 일가견이 있는 건 아니다. 최근 타격감의 업 다운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안 좋았을 때 문제점을 찾아서 기복을 줄여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몸 상태가 100%인 만큼 점점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완점이 있을까. "이제 정규시즌이 100경기 정도 남았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체력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 (풀 타임을 소화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체력을 보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특별히 챙겨 먹는 보양식은 없다. 여름이 오기 전 순발력과 웨이트 트레이닝 비중을 높이려고 한다."
-1군 합류가 늦어 조급함은 없었나. "조급함보다는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았다. 늦게 합류한 만큼 두 배로 더 열심히 해서 동료들과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다. 그게 솔직한 마음이다."
-대형 FA 계약으로 기대가 큰데.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크지 않다. 현재 팀 순위가 상위권에 있는데 내 위치에서 책임감을 갖고 팀플레이를 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계속 이어가고 싶다"
-개인 목표가 있을까. "앞에서 말했듯이 개인 성적은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시즌 끝날 때 팀이 최고의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