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8이닝 4피안타 1볼넷 1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커쇼의 호투와 타선 폭발로 다저스가 7-1로 승리하면서 커쇼도 시즌 9승(7패)을 챙겼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26일 컵스전 이후 3연승과 4연전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다.
피홈런이 하나 있었지만 흠잡을 곳 없는 호투였다. 1회와 2회를 모두 탈삼진 2개씩을 곁들인 삼자 범퇴로 마무리한 커쇼는 2회 말 타선의 6득점을 대거 지원받으며 일찌감치 이날 승리를 확정했다. 커쇼는 3회 초 첫 피안타를 허용했지만, 이내 탈삼진 3개를 연속으로 잡고 자력으로 이닝을 끝마쳤다.
유일한 실점은 4회 초 피홈런으로 나왔다. 크리스 브라이언트와 앤서니 리조를 삼진과 땅볼로 돌려세웠지만, 하비에르 바에즈에게 일격을 허용했다. 바에즈는 2사 상황에서 커쇼의 초구 90.3마일(약 145.3㎞)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월 솔로 홈런(시즌 18호)을 쏘아 올렸다. 커쇼는 다음 타자 작 피더슨에게도 2루타를 허용해 위기에 몰리는 듯했지만 이내 후속 타자 제이크 마리스닉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커쇼는 이후 이닝은 안정적으로 막아냈다. 5회와 6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했고, 7회 바에즈에게 볼넷, 8회 에릭 소가드에게 1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그대로 실점 없이 컵스 타선을 막아냈다. 8이닝을 101구로 마친 커쇼는 9회 마운드를 필 빅포드에게 넘기고 등판을 마무리했다.
커쇼의 8이닝 투구는 올 시즌 첫 기록이다. 커쇼는 이날 전까지 올 시즌 16경기에서 7이닝 이상 4회, 6이닝 이상까지 하면 13회를 기록 중이었다. 시즌 최다 이닝 경기는 5월 26일 휴스턴전에서 기록한 7⅔이닝이었다. 여전히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소화, 3자책점 이하 기록) 능력이 출중하지만 떨어진 구위와 체력으로 8이닝, 9이닝을 소화하던 전성기는 재현하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이날은 8이닝을 소화했을 뿐 아니라 13개의 탈삼진, 101개의 투구 수로 내용과 효율성 모두 출중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이날 커쇼의 호투에 대해 “에이스가 마스터 클래스(고등 수업)를 열었다”라고 호평을 전했다.
이날 슬라이더와 커브로만 만든 13탈삼진 기록도 고무적이다. MLB.com 사라 랭스 기자는 “커쇼의 탈삼진 13개는 2017년 7월 9일 13탈삼진 이후 정규시즌 최다 기록이다”라고 소개했다. 랭스는 이어 “커쇼는 슬라이더와 커브로만 13개의 삼진을 모두 잡아냈다”면서 “2008년 이후 투구 추적 시대에서 슬라이더와 커브로만 잡은 삼진 기록 중 공동 2위 기록이다”라며 “1위는 2014년 6월 18일 15탈삼진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던 커쇼가 세운 슬라이더-커브 탈삼진 14개다”라고 소개했다.
마운드를 커쇼가 지배하는 동안 다저스 타선은 일찌감치 폭발하며 승기를 가져갔다. 다저스는 2회 말 사구 1개와 볼넷 2개로 만든 무사 만루 기회에 잭 맥킨스트리가 우월 만루홈런을 기록하며 4-0으로 달아났다. 이어 무키 베츠가 야수 선택으로 출루한 이후 전날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코디 벨린저가 이틀 연속 홈런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벨린저는 6회 말 희생 플라이로 1타점을 추가하며 이날에만 3타점을 더했다.
이날 승리로 47승 31패(승률 0.603)를 기록한 다저스는 다시 6할 승률에 복귀했다. 지구 선두 샌프란시스코와의 격차는 3.5경기 차로 좁혔다. 두 팀은 29일부터 2연전 맞대결에서 지구 선두 싸움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