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 더 낮추려고 재입찰…대우건설 노조 반발
일간스포츠

입력 2021.07.05 07:00

서지영 기자

중흥건설 "경쟁사보다 너무 비싸게 썼다" 재입찰 요구
더 깎아주려고 진행한 이상한 재입찰에 노조 반대 극렬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연합뉴스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연합뉴스

 
대우건설이 비상식적인 매각 방식으로 비판받고 있다. 유력 인수 기업이 "경쟁사보다 너무 비싸게 인수가를 적어냈다"며 재입찰을 요구하자, 이를 수용했다. 사실상 가격을 깎아주려고 재입찰을 진행한 것이다.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의 이상한 매각에 대우건설 노조는 크게 반발했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일 본입찰에 참여한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 2개 사를 대상으로 재입찰을 진행했다. 이미 양사는 지난달 25일 본입찰을 통해 인수가격을 적어낸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을,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각각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상적인 본입찰이라면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중흥건설은 "우리가 DS네트웍스 컨소시엄보다 5000억원이나 더 적어냈다"면서 재입찰을 요구했다. 중흥건설이든,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든 재입찰을 할 때 2조3000억원 이상을 적어낼 가능성은 극히 적다. 중흥건설만 가격을 낮춘다면 산업은행 측은 더 싸게 팔기 위해 재입찰을 진행한 모양새가 된다. 중흥건설이 "비싸게 샀다"며 인수를 포기할 것을 우려한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깎아주기위한 재입찰'을 진행한 셈이다. 

 
대우건설은 매각 때마다 고난의 길을 걸었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1세대 명가로 꼽혔다. 그러나 1999년 그룹 해체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2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1년 만에 회생에 성공했다.

 
만나는 새 주인마다 문제가 있었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했지만, 인수자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3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내놨다. 대우건설은 결국 2011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 산업은행은 2017년 공개 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했으나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이 뒤늦게 드러나 호반건설 측이 인수를 철회했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583억원으로 전년보다 53.3% 늘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294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9.7% 급증했다. 향후 건설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대우건설의 미래 가치는 높게 평가된다. 업계 안팎에서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의 매각 방식에 고개를 젓는 이유다. 

 
노조는 누가 봐도 비상식적인 매각이 이뤄지고 있다며 비판을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는 지난 2일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 주관사 선정 25일 만에 본입찰 강행이라는 비상식적 행보를 자행하고, 본입찰에는 예상대로 DS네트웍스 컨소시엄과 중흥건설 두 개 업체만 참여해 처음부터 '짜고 치는 판'이었음을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재입찰은 명백한 입찰 방해이자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배임에 해당한다"며 "정책금융기관이 주도하는 국가자산 매각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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