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대표팀의 루크 쇼가 경기 시작 2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팀에 승기를 가져왔다. 잉글랜드 역대 가장 빠른 득점이기도 했다.
쇼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팀에 승기를 가져왔다. 쇼는 유로 결승 가장 빠른 득점이자, 잉글랜드 역대 가장 빠른 득점을 만들어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이탈리아는 코너킥을 얻어내며 위협을 보였다. 이에 잉글랜드는 속공으로 역습했다. 전반 1분 57초, 해리 케인의 빠른 패스를 키에런 트리피어가 날카로운 크로스로 이었고, 이를 뒤쪽에서 달려오던 쇼가 깔끔한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쇼의 선제골에 앨런 시어러와 게리 리네커 등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들은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놀라움을 드러냈다. 특히 게리 리네커는 “세상에 쇼 맞아?”라는 글을 게재하며 환호했다.
이번 대회 초반부터 조세 무리뉴 AS 로마 감독과의 말싸움으로 화제가 됐던 쇼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이미지를 확 바꾼 선수다.
무리뉴 감독이 맨유에 있던 시절부터 쇼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해 무리뉴 감독의 잦은 비판을 받았다. ‘당근과 채찍’으로 잘하는 선수에겐 한없이 잘하지만 부족한 선수에겐 한없이 차가운 무리뉴 감독이다. 무리뉴는 평소 동기 부여를 위해 온갖 험한 말을 하고, 다른 선수들이 보고 있는 자리에서도 선수에 험담을 해 선수들에 자극을 주는 ‘채찍’ 요법을 잘 활용한다.
무리뉴 감독이 맨유에 있을 때 쇼의 경기력은 뛰어나지 않았다. 이에 무리뉴 감독은 2017년엔 쇼를 선발에서 제외시키며 그의 전문성과 태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감독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쇼는 훈련하는 방식, 행동, 집중력, 야망이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한참 뒤떨어져 있다”며 공개 망신을 줬다.
쇼를 비롯한 다양한 선수들에 이러한 방식을 취했던 무리뉴 감독은 그의 소통방식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고, 불화설을 남긴 채 2018년 맨유를 떠났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과 쇼의 불화는 계속됐다. 이번 대회 초부터 무리뉴 감독은 끝없이 쇼의 경기력을 비판했고, 쇼는 감독과 함께한 맨유가 너무 힘들어 맨유에서 도망치고 싶었을 정도였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지금의 쇼는 더이상 무리뉴 감독의 비판을 거세게 받던 쇼가 아니다. 쇼의 경기력은 조별경기가 끝나고 점차 빛을 발했고, 지난 우크라이나와의 8강전에서 도드라졌다. 당시 잉글랜드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4-0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쇼는 경기 후반 해리 매과이어와 케인의 득점에 도움을 주며 대표팀 득점의 절반을 만들어냈다. 그는 경기가 끝난 후 ‘MOM(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