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대표팀의 55년 만 메이저 대회 우승 도전이 또다시 승부차기 앞에서 물거품이 됐다. 이에 해리 케인은 무관 불명예를 벗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치열한 경기를 벌였지만 결국 패했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경기에서 1-1로 비겼지만, 승부차기에서 3번째 키커부터 내리 실패해 2-3으로 패했다.
잉글랜드로선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잉글랜드는 자국에서 열린 1966년 월드컵 이후 단 한 차례도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머쥐지 못했다. 55년 만에 도전하는 우승이었던 만큼 간절했다.
대표팀 에이스 케인에게도 중요한 경기였다. 아직까지 무관인 케인에게 이번 대회는 첫 우승 트로피를 안길 기회였다. 케인은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과 도움왕에 빛나는 최고의 실력을 보이며 활약했지만 소속 구단 토트넘이 부진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했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또다시 승부차기 앞에서 좌절을 겪어야 했다. 지난 유로 1996 때 잉글랜드는 우승의 꿈을 품에 안고 선전해 4강전에 올랐다. 하지만 독일과의 승부차기에서 여섯 번째 키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의 실패로 희비가 갈렸다.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로 승부차기에서 승패가 갈렸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경기에서 화려한 선방 쇼를 선보인 골키퍼 조던 픽포드가 승부차기에서도 ‘슈퍼 세이브’를 보여주며 활약했다. 안드레아 벨로티와 조르지뉴의 슛을 막아낸 것이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3번째 키커 마커스 래시포드를 시작으로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가 내리 실패하는 불행을 겪었다. 결국 사우스게이트 표 잉글랜드는 또다시 승부차기에서 우승 도전에 실패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번 대회 승리가 누구보다 간절했던 케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쉬움과 암담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승부차기 패배는 나를 너무도 아프게 한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는 당분간 많이 힘들 것 같다. 남은 선수 생활에 큰 상처가 될 것 같다. 이게 축구다. 우리는 모두 우승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가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아주 좋은 경기를 했지만 승리하기 위해 너무 심하게 파고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누구나 승부차기에서 실패할 수 있다. 실축한 동료들은 승부차기에서 배우고 성장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 이기고 함께 질 뿐, 누군가의 잘못은 아니다”며 승부차기에서 실패한 동료들을 감싸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표팀 패배에 잉글랜드 레전드들도 아쉬움을 드러내는 한편, 잉글랜드 대표팀을 위로했다.
앨런 시어러는 “나는 래시포드, 산초, 사카를 동정한다. 어린 소년들의 어깨가 무거웠을 것이다. 축구는 잔인한 것”이라며 승부차기에서 실패한 대표팀 선수들을 위로했다.
프랭크 램파드도 “대표팀과 감독 사우스게이트에 위로를 표한다. 사우스게이트는 유로 1996에서 승부차기에 실축했던 인물이다. 이번 경기가 아주 뼈아플 것이다. 축구는 잔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