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타구 판정 하나로 땅볼이 3타점 적시타로 변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주인공은 지난해 토론토에서 류현진과 원투펀치를 이뤘던 뉴욕 메츠의 선발 투수 타이후안 워커(29)다. 워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으나 ⅓이닝 4피안타 4볼넷 6실점(5자책점)만을 기록한 채 일찌감치 강판당했다.
1회를 채우지 못하고 6실점한 데에는 타구 하나가 결정적이었다. 특히 3점을 준 이후의 3실점 과정이 문제였다. 워커는 1회 말 아담 프레지어를 1루수 땅볼로 잡았지만 이후 윌머 디포의 2루타, 브라이언 레이놀즈의 적시 1루타, 벤 개멀의 볼넷, 존 노고스키의 적시 2타점 2루타로 일찌감치 3점을 먼저 내줬다.
3실점은 워커의 부진이었지만 그 이후 3점을 내주는 과정은 꺼림칙했다. 워커는 이후 그레고리 폴랑코에게 볼넷, 마이클 페레즈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사 만루 위기를 다시 자초했지만, 다음 타자였던 케빈 뉴먼에게 3루 쪽으로 짧게 굴러가는 땅볼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타구 각도 -57도, 비거리 1피트에 불과한 타구였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3루 파울 라인 위를 흘러가는 타구를 워커가 쫓아가다 포구하지 못했고 거의 동시에 타구는 라인 바깥으로 날아갔다. 파울과 페어의 판정이 애매한 상황에 메츠 선수들은 물론 피츠버그 선수들까지도 파울이라 생각하고 움직이던 중 구심 제레미 릭스의 판정이 상황을 바꿨다. 릭스의 판정은 페어였다.
판정에 놀란 메츠 배터리가 대처가 늦은 사이 피츠버그의 주자들이 먼저 움직였다. 노고스키가 타격과 함께 먼저 홈에 들어왔고 상황을 깨달은 3루 코치의 지시 아래 폴랑코와 페레즈도 서둘러 홈을 밟았다. 워커가 판정에 항의하다 뒤늦게 공을 쫓아갔지만 이미 페레즈까지 홈을 향해 달려오고 있어 실점을 막을 수는 없었다.
메츠 벤치는 판정에 격렬히 항의했다. 루이스 로하스 메츠 감독이 앞장서 강하게 어필하다 퇴장을 선고받았다. 함께 항의했던 워커는 다음 타자인 JT 브루베이커에게까지 볼넷을 내준 다음에야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승자는 피츠버그가 아니었다. 피츠버그의 득점이 1회에 끝난 반면 메츠는 3회 초 도미닉 스미스의 1타점 적시 1루타를 시작으로 4회 초 트래비스 블랭켄혼의 쓰리런 홈런, 6회 초 스미스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다섯점을 따라간 후 9회 초 마이클 콘포토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이날 경기를 가져갔다.
경기는 승리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앙금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로하스 감독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매일 나오는 상황이 아니다. 판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라며 “심판들과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거절당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