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버튼 오프, 여자배구 김희진에 걸린 기대
일간스포츠

입력 2021.07.19 11:29

여자배구 국가대표 김희진. [사진 국제배구연맹]

여자배구 국가대표 김희진. [사진 국제배구연맹]

변신 버튼은 잠시 꺼둔다. '트랜스포머' 김희진(30)이 도쿄올림픽에선 라이트 공격수로 공격과 블로킹을 이끈다.
 
김희진은 V리그의 '트랜스포머'다. 주포지션은 속공과 이동공격을 맡는 미들블로커(센터)지만 후위와 오픈 공격을 도맡는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자주 나서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높이뛰기 선수였던 김희진(1m85㎝)의 빠른 발과 점프력 덕분에 가능했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선 김희진의 변신을 볼 수 없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라이트에 김희진 한 명만 뽑았다. 라바리니 감독은 "현재 시스템에선 김희진이 회복해 정통 아포짓으로 뛰는 게 가장 좋다. 2년 전부터 대표팀 스타일에 필요한 아포짓을 소화해낸 선수가 바로 김희진"이라고 했다.
 
 
여자배구 국가대표 김희진. [사진 국제배구연맹]

여자배구 국가대표 김희진. [사진 국제배구연맹]

김희진은 2020~21시즌 V리그에서 부진했다. 데뷔 이후 최소 득점(29경기 200점)을 기록했고, 공격성공률(35.93%)도 최저였다. 발목 부상 후유증으로 체중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을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한 뒤에도 왼무릎 통증을 느껴 결국 이탈리아에서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불참했다. 그 사이 뼛조각 제거 수술도 받았다. 지난 시즌엔 소속팀 IBK기업은행에서 안나 라자레바(러시아)가 라이트로 뛰는 바람에 센터에 전념했다. 그럼에도 라바리니 감독은 김희진에게 믿음을 보냈다.
 
김희진도 멀어지는 듯했던 올림픽 출전의 꿈이 다시 이뤄지면서 각오를 다졌다. 김희진은 "VNL 준비 중 부상으로 불참했고, 올림픽에 함께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최종 엔트리에 뽑혀 기쁘고 영광스럽다. 감독님이 뽑아주신 이유가 있다. 내 역할을 잘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진은 "계획한 것보다 조금 이르게 복귀했다. 생각보다 무릎 상태가 좋아져 훈련과 보강 운동에 많은 시간을 참여하고 있다. 100%에 가까운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센터와 라이트를 오가는 건 생각보다 힘들다. 스파이크를 때리는 방법이나 스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외국인선수들이 주로 아포짓을 맡기 때문에 리그에선 포지션 2개를 오갔지만, 그럼에도 김희진은 라이트를 포기한 적은 없다. 김희진은 "공격을 많이 가져가는 포지션이고, 높은 선수들 앞에서 때리는 게 짜릿하다"고 했다.
 
대표팀 입장에서도 김희진이 라이트를 맡아줘야 살아난다. 김연경에게 쏠린 공격 부담을 줄이고, 블로킹 높이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지난 VNL에서도 아포짓이 주포지션이 아닌 박정아, 정지윤 등이 돌아가며 그 자리를 맡았지만 효율적이지 못했다.
 
김희진은 "속공보다 큰 공격의 점유율이 높은 팀이다. 라이트 블로킹뿐만 아니라 상대 공격을 막아낸 이후 반격 상황에서 내 역할이 중요하다. 큰 공격은 그 동안 대표팀에서 많이 경험했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던 김희진(왼쪽).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던 김희진(왼쪽).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희진은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대표팀에서 3회 연속 출전하는 선수는 김연경과 양효진, 그리고 김희진 뿐이다. 김희진은 "큰 언니들(김연경, 김수지)은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 배구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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