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정용진 '맞팔'…'아재' 총수들의 각기 다른 SNS 소통법
일간스포츠

입력 2021.07.20 07:00

김두용 기자

최태원 MZ세대 소통 강조 정제된 콘텐트
정용진 꾸밈없는 게시물 홍보·마케팅 적극 활용
정용진, 정치적 논란 낳기도

멀게만 느껴지는 재벌 총수들이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다. 총수들은 대개 50·60대의 ‘아재’지만 SNS상에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공식 석상을 통해 접했던 근엄하고 진지한 모습과 다른 ‘회장님들의 외도’를 엿볼 수 있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서로의 인스타그램을 '맞팔'하는 사이다. 최태원 회장이 7월부터 SNS를 시작하면서 ‘재계 핵인싸’ 정용진 부회장과 흥미로운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최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SNS를 하며 젊은 세대들과의 소통을 시작했다.  
 
‘배우 유태오 관계’ ‘갤러그 게임 취미’ ‘레고 만드는 회장님’ ‘최 씨 삼남매’ ‘야식 기다리는 남편’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혀진 최 회장의 새로운 모습들이다. 그는 게시물 1개당 짤막한 해시태그 1개 정도를 달고 있다. 지난 5일 공개된 배우 유태오와의 투샷에는 “좀비 배우 영화 매니아들”이라고 소개해 의외의 인맥으로 관심을 모았다. 최 회장의 동거인 김모씨와 유태오의 아내 니키리(사진작가)로 인해 맺어진 인연으로 알려졌다.  
 
SK 측은 최 회장의 소셜미디어 활동과 관련해 “회장님이 평소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포함한 구성원들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해야 일반 대중과의 소통도 더 잘할 수 있다는 뜻을 강조해왔다"며 "이런 점에서 MZ세대의 주류 소통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젊은 세대들과의 소통 창구는 인스타그램뿐만이 아니다. 음성 기반의 SNS인 '클럽하우스' 계정을 개설했고, 유튜브와 오디오 라이브 플랫폼에 참여하는 등 색다른 소통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12일 공개된 대한상공회의소의 ‘국민 소통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유튜브 동영상에서는 개그맨 ‘하카소’가 그린 자신의 캐리커처를 보고 당황한 듯 허탈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런 소통 행보로 인해 최 회장의 인스타그램은 게시물이 9개뿐이지만 팔로워가 이미 1만3000명을 넘어섰다. '좋아요'도 게시물당 1000개 이상 달리고 있다. 최 회장은 일반인의 질문에도 즉각적으로 간단히 답변하는 등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정용진 부회장과는 콘텐트의 성격이 다르다. 총수들의 일상을 공유한다는 점은 같지만 최 회장의 경우 정제된 느낌이 강하다. 게시물도 대부분 누군가 촬영한 사진을 주로 올리고 있다. 이에 ‘날 것’의 일상성이라는 느낌은 덜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처럼 논란을 일으키는 일은 드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경우 대한상의 회장직도 맡고 있기 때문에 게시물을 하나 올려도 필터링을 한 번 거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정 부회장은 꾸밈없는 게시물로 일상을 빈번하게 공개하고 있다. 회사의 이미지가 곧 정 부회장의 이미지 자체가 돼버려 홍보·마케팅 콘텐트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과 없이 본인이 직접 게재하다 보니 정치적 논란과 불매운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8일 공개된 브랜딩 스토리 북 '노브랜드’에 SNS를 하게 된 이유를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사실 회사를 운영하지 않았다면 SNS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SNS를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회사와 개인의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라 이왕 하는 거 잘 활용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팔로워 68만명에 가까운 ‘인싸’답게 콘텐트 노하우도 확고하다. 정 부회장은 “무작정 비즈니스 목적으로 브랜드, 상품 이미지만 업로드하면 식상하고 진정성도 없다”며 “진정한 소통을 위해 정직하게 제 경험을 공유한다. 인스타그램에서 한마디 하는 카피도 직접 쓰고, 카피가 재밌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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