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800m 뒤엉켜 넘어진 두 선수, 서로 부축 후 함께 달렸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1.08.02 21:10

김영서 기자
이사야 주윗(왼쪽)과 나이젤 아모스(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

이사야 주윗(왼쪽)과 나이젤 아모스(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육상 800m에서 국적은 다르지만 진정한 스포츠맨십이 펼쳐졌다.
 
1일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육상 800m 준결승. 3조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400m 트랙 두 바퀴를 도는 레이스에서 마지막 100m 구간에 진입하기 전 곡선 구간을 달렸다. 이때 스피드를 높이는 가운데서 선수들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5레인에서 출발해 3위로 달리던 이사야 주윗(24·미국)이 발이 엉켜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이 과정에서 바로 뒤를 따르던 3레인의 나이젤 아모스(27·보츠나와)도 부딪히며 뒤엉켜 쓰러졌다.
 
레이스는 계속 진행됐고 다른 선수들은 앞으로 치고 나갔다. 800m 결승 진출이 허무하게 끝난 두 선수는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주윗은 드러누웠고, 아모스는 털썩 앉아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절망에 빠진 두 선수지만 주윗이 먼저 일어나 아모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두 선수는 손을 붙잡았고, 서로를 부축하며 함께 일어났다.
 
서로에게 미안한 감정을 표시한 주윗과 아모스는 나란히 달렸다. 주윗은 2분38초12로 7위, 아모스는 2분38초49를 기록했다. 1위와는 54초 이상 차이가 났다. 주윗과 아모스는 레이스를 마친 뒤 어깨동무를 했다. 앞서 레이스를 마친 선수들은 트랙을 떠나지 않고 주윗과 아모스의 레이스를 지켜봤다. 두 선수가 레이스를 마치자 선수들은 다가가 격려했다. 경기장 내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올림픽 관계자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NBC는 두 선수의 레이스 장면을 SNS에 올리며 “주윗과 아모스가 최고의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고 소개했다. 2일 오후 현재 이 영상의 조회 수는 80만 건을 넘었다. USA 투데이는 “넘어진 이사야 주윗의 스포츠맨십은 승리보다 더 거대하다”라고 전했다. ESPN은 “주윗과 아모스가 감동의 레이스를 마친 뒤 포옹을 나눴다”고 보도했다.
 
주윗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나는 그를 일으켰고, 그가 절망하는 것을 봤다. 그는 미안하다고 했고, 나는 ‘우리 레이스를 끝내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포츠맨십에 대해서는 “슈퍼 히어로 애니메이션에서 배웠다”며 “어느 정도 화가 났든 간에 결국 영웅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영웅이 되고 싶은 내 버전이었다. 좋은 인격을 보여주고 있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주윗의 발에 엉켜 넘어진 아모스는 심판진의 판독 시행 후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아모스는 4일 오후 9시 5분 금메달을 향해 다시 뛴다.
 
앞서 나가는 퍼거슨 체루이요트 로티치(왼쪽). 사진=게티이미지

앞서 나가는 퍼거슨 체루이요트 로티치(왼쪽). 사진=게티이미지

한편, 3위로 달리던 퍼거슨 체루이요트 로티치(케냐)는 100m 직전 구간에서 1위와 2위를 따돌린 뒤 손짓으로 ‘따라와 봐’하는 제스처를 취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영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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