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수로 복귀전을 치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샌디에이고)가 멀티 홈런으로 팀 연패를 끊어냈다.
타티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전에서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타티스의 맹타에 힘입어 샌디에이고는 8-2로 승리해 최근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타티스는 MLB 데뷔 이후 처음으로 외야수로 출전했다. 통산 231경기에 출전한 타티스는 유격수로 223경기, 지명타자로 3경기, 대타로 4경기 출전한 것이 전부다. 마이너에서 역시 유격수로 239경기를 뛰는 동안 2루수 10경기, 3루수 8경기 출전이 전부다.
수비 경험은 없지만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포지션을 바꿨다. 타티스는 지난달 31일 콜로라도전에서 슬라이딩 중 어깨를 다치면서 어깨로만 시즌 두 번째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외야수 전환 데뷔전은 성공이었다. 수비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1회 초 첫 타석에서 좌익수 쪽 2루타를 기록한 타티스는 3회 초에는 상대 선발 잭 갤런이 던진 87.9마일(약 141.5㎞) 슬라이더를 쳐서 좌월 솔로 홈런(32호)으로 연결해 선취점을 만들었다. 애리조나가 3회 말 동점을 만들었지만 재역전을 가져온 것도 타티스였다. 그는 5회 초 갤런이 가운데 높이로 던진 85.7마일(약 137.9㎞)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다시 한번 좌월 솔로 홈런(33호)으로 연결해 리드를 되찾았다. 타티스는 8회 초에도 션 포펜을 상대로 2타점 적시 1루타를 쳐 쐐기를 박았다.
이날 홈런 두 개를 추가하면서 MVP 레이스 선두 자리도 지켰다. 홈런(33개), 장타율(0.671)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추가 부상 없이 규정타석만 달성한다면 수상이 유력하다.
최근 4연패로 가을 야구에 적신호가 켜졌던 샌디에이고도 타티스 복귀와 함께 반등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샌디에이고는 시즌 중반까지 5할 후반대 승률로 여유 있게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최근 연패로 상황이 달라졌다. 와일드카드 3위 신시내티가 2.5경기, 4위 세인트루이스가 4.5경기 밑에서 샌디에이고를 추격하는 중이다.
타티스의 활약이 절실하다. 샌디에이고는 최근 IL에 오른 다르빗슈 유를 비롯해 믿었던 선발진이 완전히 무너져있다. 이날 역시 7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불펜 데이로 선발의 빈자리를 버텨냈다. 타선에서 타티스가 자리를 지켜야 와일드카드 자리를 사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