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이 무장 조직 탈레반의 집권으로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을 비롯한 국제 축구계가 여자 축구 선수들 구출에 나섰다.
영국 BBC방송 등은 22일(한국시간) “FIFA가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 선수들을 탈출시켜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여러 정부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FIFA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며 우려스럽다”면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축구 연맹 및 다른 관계자들과 연락하고 있으며 선수들로부터 계속 소식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역시 하루 전 성명을 통해 FIFA와 같이 선수 구조에 나섰다. FIFpro는 21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지난 며칠 동안 위험에 처한 선수들을 위한 대피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정부와 연락을 취해 왔다”며 “이 구조작업을 통해 가능한 한 많은 이들을 안전하게 만들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FIFpro는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 수년 동안 인권 개선을 직접적으로 주장해온 운동선수들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자 인권 향상에 상징적인 존재였던 여자축구 선수들은 불안에 빠질 수밖에 없다. BBC에 따르면 탈레반 집권 이후 많은 여자축구 선수들이 탈레반을 피해 잠적했다. 선수들과 연락이 닿은 헤일리 카터 전 아프가니스탄 여자대표팀 감독은 BBC와 인터뷰를 통해 “누군가 외부와 연락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들의 목숨이 더욱 위험해진다”고 우려했다. 카터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똑똑해지고, 안전하게 머무르고, 인내심을 가지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여자축구가 자리 잡는데 앞장섰던 칼리다 포팔은 BBC와 인터뷰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현지 선수들로부터 ‘여자가 축구를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탈레반이 우리를 죽일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BBC는 “약 20년 전 탈레반 집권 시절 소녀들은 어떠한 형태의 교육도 받지 못했다”라며 “남성 가족 없이 집을 떠날 수 없었고 일을 할 수 없었으며 모두 가린 부르카를 착용해야 했다”라고 탈레반 집권 하에서 여성들에게 다시 벌어질 수 있는 억압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