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기가 식은 애플 아이폰의 빈자리를 중국 제조사들이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작년 하반기보다 7%가량 성장한 약 2100만대로 집계됐다.
일본은 샤프, 소니, 쿄세라, 후지쯔 등 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나라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예외로 아이폰의 점유율이 절반에 달한다. 특히 2020년 선보인 '아이폰SE'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 시리즈의 신작 출시 효과 감소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점유율이 6%포인트 빠지며 50% 아래로 떨어졌다.
그 사이 중저가 단말기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의 성장세가 무섭다. 애플이 잃은 6%포인트 점유율을 그대로 흡수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와 오포는 현지 이동통신사의 프로모션으로 10만~30만원대 보급형 모델을 선보였다. 크게 성장한 샤오미는 연초 저가 5G 모델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5G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샤오미는 '극강의 가성비'라는 정체성을 살려 최근 고성능 카메라와 스냅드래곤 AP(중앙처리장치)를 탑재한 30만원대 '홍미노트 10 프로'를 일본 시장에 내놨다. 저렴한 고사양 제품으로 점유율을 키워나가고 있다.
오포 역시 후면 지문 인식과 멀티카메라, 스냅드래곤 AP를 채택한 플래그십 '레노5 A 5G'를 출시했다. 출고가는 40만원대지만 이통사 혜택으로 30만원대로 소개되며 가성비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일본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 5G'로 포커스를 옮겨가고 있다"며 "올 하반기 오포와 샤오미 간 치열한 경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